이와 관련 해운업계에서도 시너지 창출 측면에서 양 그룹사의 이번 인수전 참여에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자신들보다 덩치가 큰 HMM을 인수·운영할 자금 등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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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HMM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동원과 하림 등 식품업계 중견그룹사 2곳이 국내 LX그룹, 독일 해운사 하파그로이드와 함께 입찰 신청을 냈다.
동원은 참치 등 수산사업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식품가공·유통사업으로, 하림의 경우 육계 신선육 및 육가공과 사료 사업으로 잘 알려진 중견그룹사다. 두 그룹은 모두 물류사업도 비중있게 육성하고 있는 터 이번 HMM 인수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의 경우 국내 냉동수산물 물류망을 구축하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육상 물류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창고보관업의 BIDC를 비롯해 △저온물류사업의 동원로엑스냉장 △항만하역·화물운송·창고보관·국제물류 등 종합물류사업의 동원로엑스 △컨테이너 화물 하역 및 운송을 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 여러 계열사를 두고 있다.
하림의 경우 지난 2015년 국내 중형 해운사인 팬오션을 인수해 현재 성공적으로 이를 운영하고 있다. 팬오션은 광물·곡물 등 비포장 화물을 적재하는 벌크선을 주력으로 운영하는 벌크선사로 올해 상반기 매출 2조2212억원을 기록했다.
HMM 인수를 통해 당장 팬오션의 선대 확장이라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팬오션의 선대는 300여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중 벌크선은 90% 안팎인 270여대로 추정된다. HMM은 70여대 대형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나 벌크선 역시 30여대 수준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팬오션과 통폐합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HMM의 올해 상반기 매출 4조2115억원 중 벌크사업부문은 5855억원(13.9%)으로 절대 적지 않은 수준을 기록한 상황이다.
시너지 창출·자금 봤을 때 LX ‘유력’ 평가도
시장에서 보는 HMM의 몸값은 6조원 안팎이지만 동원그룹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 하림은 1조5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한데 향후 인수 성공 이후 투자금 회수로 HMM의 정상적 운영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동원과 하림 모두 자산규모나 보유 현금 모두 HMM보다 규모가 작아 인수 후 정상 운영 및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이 적지않다”며 “산업은행이 이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할 것”이라고 봤다.
국적선사를 해외에 넘길 가능성은 희박한 만큼 이같은 동원과 하림 외 LX그룹에 무게를 싣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LX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조4000억원 수준인 데다 그룹 내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001120), 국내 최대 물류 운송 대행업체 LX판토스를 거느리고 있어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LX판토스의 경우 현재 HMM의 주요 고객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