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유럽서 뜨는 '펨테크'…역사상 최대 투자 몰렸다

올초부터 유럽 47개 펨테크사에 5091억원 투자
유럽 펨테크 향한 글로벌 VC 투자액, 역대 최대
"유저 범위 넒고, R&D 비용&시간 덜 들어간다"
영국 기반 플로헬스, 2800억 시리즈C 투자 유치
  • 등록 2024-11-11 오후 1:18:40

    수정 2024-11-11 오후 1:18:40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에서 펨테크(femtech·여성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술 기반의 제품 및 서비스) 분야에 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자금이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생리와 임신, 출산, 난임, 부인과 암, 골반저 질환 등의 여성 건강을 진단·케어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훌쩍 늘면서 여성 의료 지출이 덩달아 늘어난 지역으로 꼽힌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유럽의 이러한 트렌드와 함께 여성 건강을 타겟팅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생명공학 및 의료기기 개발 대비 유저 범위가 폭넓고, 생명공학 및 의료기기 회사 대비 투자 리스크가 적다는 점에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1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최근(11월 4일 기준)까지 47건의 유럽 펨테크 거래에 3억 3940만유로(약 5091억원) 규모의 글로벌 VC 자금이 투자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021년 연간 규모(3억 2500만유로)를 이미 뛰어넘은 수준이자, 직전년도 연간 규모인 2억유로보다 약 60% 증가한 수준이기도 하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여성 건강 앱을 운영하는 기업이 특정 질병을 타겟팅하는 생명공학 및 의료기기 기업보다 유저 범위가 폭넓고, 제품 연구·개발(R&D) 비용과 시간이 비교적 덜 들어간다는 점에서 투자를 지속해왔다.

펨테크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투자사들은 시리즈B와 C 등 후기 단계 투자에도 거침없이 참여했다. 실제 글로벌 투자사들은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초기 단계의 펨테크 스타트업에 주로 자금을 쏟았으나, 올해는 후기 단계 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 건수가 지난 6개년도보다도 적은 가운데 거래 규모만큼은 최고점을 찍은 배경이기도 하다.

올해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곳은 영국 기반의 생리 주기 추적 앱 ‘플로헬스’로, 지난 7월 28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 지었다. 이는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이뤄진 펨테크 거래 중 유일하게 1억 유로(약 1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쏠린 대규모 거래로, 해당 라운드로 플로헬스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0억달러(약 1조 4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이 밖에 스웨덴 기반의 피임 앱 ‘내추럴사이클’도 글로벌 VC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5500만달러(약 769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라운드를 마쳤다. 이는 올해 유럽에서 이뤄진 펨테크 투자 라운드 중 플로헬스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투자 라운드다.

펨테크 앱뿐 아니라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큰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프랑스 파리 기반의 ‘메이헬스’는 올해 2500만달러(약 3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회사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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