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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에서는 항구도시 티레에서 남쪽 방향으로 매트리스, 여행가방, 가구 등을 가득 실은 승용차와 밴 등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국경 지역에 거주했던 주민들 중 일부가 집으로 복귀한 것이다. 일부 차량들은 레바논 국기를 휘날리거나 경적을 울렸고, 탑승자들은 손가락으로 승리 표시를 하기도 했다.
피란민들의 거주지는 지난 14개월 간의 전투로 산산조각이 난 상태다. 약 140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분쟁으로 최소 376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편, 딸과 함께 레바논 남부 마을 지브친(Zibqin)의 폐허가 된 집으로 돌아온 아샤 아트위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스라엘의 의지와 모든 적들의 의지에 맞서 복귀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고향으로 돌아왔고, 우리는 돌무더기 위에서 잠을 잘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을 틈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교외 아파트로 돌아온 자히 히자지(67)는 무너진 자신의 집을 보고 “평생 동안 저축이 이렇게 모두 파괴되다니”라며 말을 삼켰다. 베이루트 남부는 헤즈볼라의 본거지여서 이스라엘이 집중 폭격했던 곳이다.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을 따라 피난한 약 6만명의 자국 국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레바논에서의 군사 목표라고 강조했다. 휴전 조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60일 동안 레바논에 주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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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헤즈볼라는 휴전 이후 발표한 첫 성명에서 저항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해 복귀 주민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헤즈볼라는 휴전 협정과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국경 도시 메툴라로 14개월 만에 돌아온 아소르 갈리트는 “집에 도착했을 때 몇 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두려웠지만 우리 군대를 믿고 있는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참모총장인 헤르지 할레비 중장은 “헤즈볼라 요원들이 우리 군대, 국경 지역, 그리고 우리가 표시한 지역 내 마을에 접근하게 되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휴전) 접근법이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는 일시 휴전을 약속했지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와는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하마스의 관리인 사미 아부 주흐리는 로이터에 자신들도 가자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주민들도 “우리만 버림받았다는 느낌이 든다”, “지쳤으니 휴전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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