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앞두고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의 중국 사업에 관한 조사에 들어갔다. 대중 견제가 무력화하겠다는 명분이지만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더 험난해질 것으로 보인다.
| US스틸 에드거 톰슨 공장,(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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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추진과 관련해 미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중국 내 사업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22일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빈틈을 만들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제철은 현재 중국에서 9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엔 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바오우강철집단과의 합작사도 포함됐다. 일본제철 대변인은 “일본제철의 중국 사업은 매우 제한적이다. 글로벌 생산 능력의 5%만을 차지한다”며 “중국 파트너와의 합작 투자를 포함한 중국 내 사업은 미국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 사업 운영·결정에 영향을 줄 수 없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수 허용 여부를 결정할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심의에 이번 조사를 반영할지는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말 149억달러(약 20조원)에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회사가 설립된 이래 최대 규모 인수·합병(M&A)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의 철강 생산능력을 합치면 연간 8600만톤으로 바오우강철집단에 이어 세계 2위 규모가 된다.
애초 일본제철은 10월이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미국 내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US스틸은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설립한 카네기스틸을 모태로 설립된 ‘미국 철강 산업’의 자존심인 데다가 국가안보와도 긴밀히 연관된 철강산업을 외국 회사 손에 넘긴다는 데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실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 거래를 무조건 막을 것이라고 지난달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노조 등과 척을 질 수 있는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