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ABL생명 예비입찰에는 파운틴헤드PE(프라이빗에쿼티), JC플라워, 노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ABL생명 최대주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 지난해부터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원매자를 상대로 매각을 타진해왔다.
관심을 끄는 곳은 미국계 PEF인 JC플라워다. JC플라워는 현재의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베어링PEA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이력이 있는 곳이다. 보험사 인수 경험은 없지만, 금융사 투자로 거둔 성과가 경쟁력으로 꼽힌다.
파운틴헤드PE는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KDB생명의 예비 입찰에 참여했던 곳으로, 신승현 전 MG손해보험 대표가 이끄는 신생 운용사다. 신 대표는 박상영 더시드파트너스 대표와 데일리금융그룹을 창업한 인물로, 현재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지난 2020년 KDB생명 인수에 나설 당시 인수추진단을 맡는 등 보험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비입찰에서 관심을 드러낸 세 곳의 인수 후보가 본입찰까지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KDB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보들이 실제 본입찰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에 돌입한 하나금융지주 역시 인수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생보업계가 성숙기에 접어든 점은 매물에 대한 매력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외국계 생보사들의 국내 시장 철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KDB생명 외에도 동양생명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알리안츠 그룹 시절 누적된 ABL생명의 저축성 보험 비중을 약점으로 꼽고 있다. 장기적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여전히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BL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이전 111.4%를 기록했으나 금융당국의 경과조치를 적용한 이후 권고치를 상회했다. 경과조치는 지급여력비율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해 보험회사가 새로운 제도에 순조롭게 적응하기 위한 조치사항으로,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보고 및 공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제시된다.
매각가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결국 거래 성사를 위해서는 금융지주사가 PEF에 출자하거나 직접 인수에 나서는 것이 안전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참전 여부가 여러모로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현재 인수 의향을 드러낸 곳아 본입찰까지 참여할지는 금융지주사의 출자나 참전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