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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해당 종목이 상반기 벤치마크에 새롭게 편입된 만큼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위탁뿐 아니라 자체 주식운용에서도 가치투자 원칙을 명확히 하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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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지분은 지난 6월 8.41%에서 지난달 29일 10.75% 수준까지 늘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롯데관광개발 지분 5.29%(364만9824주)를 취득한 데 이어 지분을 늘리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롯데관광개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 수요가 줄면서 올해 2분기 매출액이 5억원에 미치지 못해 거래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다만 3분기 이후 국내여행 관련 영업 활성화와 4분기 오픈 예정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영업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ESG 투자를 내세우고 있는 국민연금이 카지노 시설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는 롯데관광개발의 지분을 늘린 것이 원칙과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연금은 롯데관광개발 외에 소셜카지노게임 업체인 더블유게임즈(192080)의 지분도 지난 7월 9.19%에서 10.26%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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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원칙으로 수익성·안정성·공공성·유동성·운용독립성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명시하고 있다. 투자자산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당장 수익성만 따지는 게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해 운용해야 한다는 이른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투자 원칙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역시 책임투자 위탁펀드에서 술·도박·담배 등 죄악주 관련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배제해 투자하고 있다. 다만 롯데관광개발 지분 확대에서 보듯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직접 투자엔 죄악주 배제 등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민연금은 롯데관광개발의 벤치마크 편입 시기를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벤치마크로 코스피200을 사용하고 있는데 한국거래소가 지난 5월 롯데관광개발과 더블유게임즈를 벤치마크에 신규 편입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단순히 카지노 관련으로 보기보다 국민연금의 벤치마크와 해당 회사의 벤치마크 편입 시기를 같이 보는 것이 객관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속가능성을 운용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자체 운용에서도 ESG 관련 구체적 기준을 명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한국은 여타 선진국과 비교하면 책임투자의 역사가 짧다”며 “국민연금의 성격을 고려할 때 수익률뿐 아니라 구체적인 책임투자 지침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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