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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부문> 수상작으로는 김보화 저자의 『시장으로 간 성폭력』이 선정됐다. 이 책은 성폭력 사건이 국내외적인 신자유주의적 사회 질서 속에서 사법화되고 시장화되는 양상을 밀도 있게 분석했다.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법조인, 여성운동활동가 등 30여 명과의 심층면접 자료를 통해 당사자들의 경험과 입장, 현장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분석의 타당성과 설득력을 갖췄다는 점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일반부문>의 수상작으로는 김영옥 저자의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이 선정됐다. 이 책은 페미니즘의 교차적 시각을 통해 자신과 다른 여성의 삶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타인에 대한 돌봄의 시작임을 보여준다. 노년 여성 문제를 역사, 계급, 질병의 문제와 교차시킬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다름’에 주목하는 윤리적 행위로서의 돌봄에 이를 수 있게 된다는 통찰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반부문> 수상자인 김영옥은 현재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의 상임대표이며 ‘인권연구소 창’의 연구활동가로 일하며 돌봄이 모든 시민적 관계와 활동의 근간이 되는 돌봄사회로의 전환 모색에 동참하고 있다. 독일 아헨라인베스트팔렌공과대학교(RWTH Aachen)에서 철학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발터 벤야민의 「타인의 텍스트에서 만나는 자화상 발터 벤야민의 카프카 읽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 연세대, 숙명여대 등에서 강사로 재직했으며 대학 안팎에서 여성주의와 소수자의 관점에서 문화이론을 벼리는 한편, 문화 실천의 다양한 현장에 개입해 왔다. 예순이 넘어 여성주의와 인권 활동의 내부에서도 늙어감과 노년기의 삶, 돌봄은 변방 중의 변방임을 깨달아 이러한 현실을 탐구하며 꼭 필요하고 적절한 담론과 언어를 만드는데 몰두하고 있다.『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2023)』『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2021)』,『노년은 아름다워(2020)』,『이미지 페미니즘(2018)』을 단독으로,『돌봄과 인권(2022)』 『제로의 책(2022)』『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2020)』『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2020)』등을 함께 썼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은 1977년 한국 최초로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수업을 개설한 이래 반세기 동안 한국의 여성학 연구를 선도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각 학문분과에 여성학 이론과 방법론을 보급하며 여성 연구에 기여해 왔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화-현우 여성과 평화 학술상> 및 각종 학술연구 사업을 통해 한국 사회와 여성에 대한 지식 확장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