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초콜릿값…카카오 가격 7년 만에 최고치

'슈퍼 엘니뇨'에 가나 등 가뭄 위험↑
인도·태국 등 흉작에 설탕값도 고공행진
  • 등록 2023-06-13 오후 3:57:27

    수정 2023-06-13 오후 3:59:32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올해 ‘슈퍼 엘니뇨’로 수확량 감소가 우려되면서 카카오 가격이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초콜릿 등 가공식품 가격도 연달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콩.(사진=AFP)


12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카카오 선물 가격은 4일 톤(t)당 3175달러까지 상승, 2016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르게이 체트베르타코프 S&P 커머디티인사이츠 수석 애널리스트는 “카카오 가격이 눈에 띄게 급등하고 있다”며 “카카오 재고가 비정상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2년 연속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카카오 공급 부족을 예상하는 이유는 엘니뇨에 따른 흉작 우려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WMO) 등 기상 전문가들은 올여름부터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가나·코트디부아르 등 카카오의 주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에선 가뭄 위험성이 커진다. 과체트베르타코프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등의 재난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 카카오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인 톤당 36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카카오 가격이 오르면 초콜릿 등 카카오를 쓰는 가공식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상품 데이터 회사 민텍의 앤드루 모리아티 이사는 “전적으로 코코아 원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다크초콜릿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엔 인도·태국·중국 등의 가뭄으로 초콜릿 원료 중 하나인 설탕 가격까지 지난 4월 기준 11년 만에 최고치로 오르면서 가격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여기엔 유럽 등에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소비 활동이 늘면서 초콜릿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기후위기가 다른 식품 가격까지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특히 호주와 동남아시아에 폭염·가뭄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이들 지역에서 주로 생산하는 밀과 쌀, 팜유 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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