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절친’ 머스크 영향력에 기업·로비스트 ‘줄대기’ 혈안

테슬라 대관·홍보 해고…언론 접촉 금지령도
통상적 소통 채널 사라져, 측근들 '문자 폭탄'
IRA 계기로 로비업체 불만…직접 로비 나서
테슬라·스페이스X 로비 지출, 경쟁사 대비↓
  • 등록 2024-12-02 오후 2:05:04

    수정 2024-12-02 오후 4:49:3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절친’(first buddy)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환심을 사기 위해 로비스트들이 쟁탈전을 벌이고 있으나 그와 소통 창구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소식통들은 머스크가 지난해 테슬라의 워싱턴 DC 사무실 인원을 대폭 줄이고 로비스트 일부를 해고했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 스스로 자신이 가장 훌륭한 로비스트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그는 직접 규제 당국자, 의원, 대통령 당선인과 개인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일반적인 IT(정보기술) 업계 수장들이 정계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로비스트나 홍보 담당자, 정치 컨설턴트 등을 통해 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노력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의 대관·홍보 담당자들이 해고됐으며, 우주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 관계자들에겐 언론과 접촉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통상적인 소통 채널이 사라지면서 머스크 CEO 측근들은 전국의 CEO, 로비스트, 컨설턴트로부터 ‘문자 폭격’을 받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머스크 CEO와 일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과 컨설턴트들은 “어떻게 머스크 CEO에 닿을 수 있느냐”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머스크 CEO가 소유한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그에게 공개적으로 접근했다. 머스크 CEO는 조니 언스트(공화·아이오와) 상원의원과 로 카나(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등에게 머스크 CEO가 수장으로 발탁된 정부효율부(DOGE)의 목표에 대한 권고안이나 지원 약속을 제시한 것에 대해 답변을 내놨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 당시 로비스트들이 테슬라에 더 많은 이익을 얻어내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으면서 테슬라의 워싱턴DC 사무실 운영 전략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후 테슬라는 법안 시행 방식,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로비를 벌인 업체들과의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머스크 CEO가 직접 로비스트가 되면서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은 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업에 속해 있으나 여타 기업들보다 로비 부문에 더 적은 비용을 지출했다. 지난해 스페이스X는 로비 활동에 287만 달러(약 40억원), 테슬라는 113만 달러(약 16억원)를 썼다. 메타,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업체들이 연간 로비에 2000만 달러(약 280억원)를 지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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