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말레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FTA 협상도 속도

尹대통령, '방한' 말레이 총리와 정상회담
내년 타결 목표로 FTA 협상 속도 내기로
경공격기 교체 사업 등 방산협력 강화도 논의
  • 등록 2024-11-25 오후 1:12:12

    수정 2024-11-25 오후 3:47:11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내년 수교 65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다. 이에 맞춰 방산과 에너지, 핵심 광물 등으로 협력 지평을 확대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국을 공식 방문 중인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말레이시아 총리가 한국을 찾은 건 2019년 마하티르 빈 모하맛 전 총리 이후 5년 만이다.

서비스·투자 등으로 FTA 확대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정무·안보 △경제 △문화·교육·관광 △지역·국제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2025년 외교관계 수립 65주년을 맞이하는 한-말레이시아 관계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한 양국 정상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이번 회담 성과를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간 협력이 교역·투자, 인적 교류를 넘어 국방·방산, 그리고 그린수소, 핵심 광물을 비롯한 미래 산업 분야로 확대되어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도 “말레이시아와 한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고 이를 통해서 포괄적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저희가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경제 분야에서 두 정상은 내년까지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도록 속도를 내자는 데 뜻을 모았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역내에서 한국과 세 번째로 교역량이 많은 나라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국내 문제로 2019년 FTA 협상이 중단됐다가 올해에야 협상이 재개됐다. 협상이 재개되면서 양국은 FTA 범위를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와 투자·디지털·바이오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희토류 매장량 세계 9위 국가인 말레이시아와의 핵심광물 협력 업무협약(MOU)도 체결됐다. 양국은 이 MOU를 통해 핵심광물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관련 무역·투자·사업을 촉진할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에선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협력 MOU’와 ‘파리협정 제6조(국제감축사업) 협력 MOU’가 체결돼 온실가스 감축 협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방산 협력, 상호 신뢰의 상징” 한목소리

윤 대통령과 안와르 총리는 안보·방산 협력 확대도 논의했다. 두 정상은 “방위산업 협력이 굳건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상호 신뢰의 상징임을 인식하며, 연구개발, 군사 기술 협력 및 방위산업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두 정상은 내년 진행될 예정인 말레이시아 ‘경공격기 교체 2차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 참여를 논의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에도 9억 2000만 달러(약 1조 3000억 원)에 한국산 FA-50 경공격기 18대를 도입했다.

교육 분야에선 우리 교육부와 말레이시아 고등교육부 간의 고등교육 협력 MOU가 체결됐다. 1980년대 초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한국·일본의 국가 발전을 배우자며 추진했던 대규모 인재 육성 정책인 ‘동방정책’을 계승하자는 게 양국 정상 공감대다.

이번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안와르 총리는 역내 안보 현안을 논의하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러·북 간 군사 협력에 우려를 같이 했다. 또한 중동의 인도적 상황에도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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