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던힐 디자인 변경..막을 수 있었던 '담배 사재기' 혼란

  • 등록 2015-01-07 오후 2:14:16

    수정 2015-01-07 오후 2:14:16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담배 ‘던힐’을 제공하는 BAT코리아가 정부는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담배 사재기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BAT코리아는 포장을 바꾼 새로운 던힐 시리즈를 13일 출시하고, 이 담배의 가격만 45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기존 담배는 2700원에 판매한다.

차익을 노리고 던힐 담배를 사재기했던 일부 유통업자 입장에서는 속이 쓰리겠지만, 던힐을 다시 진열대에 올려야 할 상황이다. 덕분에 소비자들도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2700원에 던힐 담배를 살 수 있게 됐다.

다른 담배들이 던힐처럼 포장만 바꿨어도 지난해 연말 담배 사재기 때문에 발생한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사재기를 막을 방법을 정부나 담배 제조사들이 모르지는 않았다. 제품의 포장을 바꾸고 가격을 올리면 사재기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는 꾸준히 있어 왔다.

그러나 당시 정부와 담배 제조사들은 포장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부는 1월1일부터 담뱃값을 올리려면 포장을 바꿀 시간이 부족하고 담배 제조사에 디자인 변경을 강요할 수 없다고 했다. KT&G(033780) 등 담배 제조사들 역시 제품은 그대로인데 포장이나 디자인을 바꾸기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포장 변경을 거부했다.

정부와 일부 담배 제조사들의 변명이 무색하게 던힐은 포장과 디자인을 바꾼 새로운 제품을 내놓아 혼란을 줄였다. 물론 BAT코리아가 이전부터 담배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빠른 포장 변경이 가능했던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던힐은 담배 포장을 바꾸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했다.

정부와 담배 제조사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일부 유통업자들의 사재기에 담배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소비자와 도·소매업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담배 세금 인상이 연말 한 두달 사이에 결정된 것도 아니다. 이미 지난해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담뱃값 인상을 밝혔다. 의지가 있었다면 담배 포장을 바꾸고 혼란을 줄일 시간은 충분했다.

결국 던힐의 포장 변경은 정부가 사재기 예방이나 소비자 불편보다는 세금 올리기에만 급급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 됐다.



▶ 관련기사 ◀
☞[특징주]KT&G, '너무 내렸나'…이틀째 강세
☞KT&G, 주가하락 과도…‘매수’↑-KTB
☞담배 한 갑 4500원 시대…KT&G 괜찮을까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