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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이란 긴급·중대사건에 대해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고 검찰에 통보하는 제도다.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금융위원회 또는 금감원 조사 진행중 혐의자 도주 또는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검찰 수사가 긴급히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계기관 간 협의를 거쳐 증선위원장 결정으로 신속히 검찰에 통보한다.
금감원은 한앤코 직원들이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 발표 전 주식을 미리 매입한 뒤 경영권 인수 발표 후 주가가 오르자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인수 발표 전 30만원 안팎이던 남양유업 주가는 인수 발표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70만원대로 훌쩍 뛰었다.
만약 해당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자본시장법 174조(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금지)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 제174조 3항은 ‘주식 등의 대량 취득ㆍ처분의 실시 또는 중지에 관한 미공개정보를 그 주식 등과 관련된 특정 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앤코는 지난 5월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를 발표하고, 53.08%의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거래를 온전히 마무리 짓지 못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회사를 넘기는 것을 거부하자 양측은 지난한 법적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판결이 7월 전후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혐의가 자칫 한앤코가 유리했던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한앤코는 현재 4조원대 규모 4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8000억원 규모로 출자하는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에도 지원했다. 그간 세 차례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할 당시 해외 출자자(LP) 자금만 받아 펀드를 조성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들의 상대로 자금 유치를 노리고 있다.
한앤코는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PE) 출신 한상원 대표가 이끄는 국내 최대 규모 PEF 운용사다. 지난해 말 기준 펀드 총 약정액이 국내 PEF 운용사 중 가장 많은 10조976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