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주(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0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 및 안전성·유효성 확보를 위한 고려사항’이라는 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블랙스완(깜짝 놀랄 만한 상황)으로 4U(잘 모르고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렵고 전대미문)의 특성을 보인다”며 “(하지만)통상 10년에서 15년 걸려 개발하는 백신을 10개월에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스완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말한다.
그는 “매 단계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임상 3상에서) 3만명으로 대상으로 (실험군에 해당하는) 절반이 백신을 맞아 부작용이 없더라도 (출시 후) 1억명, 2억명에서 드물지만 사망 같은 중증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ADE는 트로이의 목마와 비슷하다. 사스와 코로나는 (바이러스) 사촌 간이라 충분히 코로나에서도 ADE가 나타날 수 있다”며 “문제는 ADE는 백신 접종 직후에는 (나타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후에 나타나는 폐렴 악화 등이 백신 때문인지 질환 자체의 악화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안전한 백신 개발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정치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 개발에 정치가 개입하면 골치 아파진다”며 “백신은 과학이고 냉정한 과학적 근거에서 만들어야 하지만 세계정세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임상 3상 없이 백신을 허가해 세계 최초라고 자랑하고 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백신의 긴급사용 허가를 내라고 은근히 (FDA에)압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백신 접종 거부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과 관련 “백신이 무조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보다 매 개발 단계마다 투명하게 결과를 공개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며 “전문가들이 백신과 장단점을 말하고 백신의 필요성과 맞을 때 주의사항 등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내 백신 개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백신은 선두그룹은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 정도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