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인수 절차가 안갯속에 빠졌다. 인수가가 최소 8조원을 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가격을 높이기 위해 매각을 보류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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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은 소식통을 인용해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 매각을 보류하고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단 가치를 높여 더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해서다. 소식통은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 가치를 100억파운드(약 16조3600억원)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은 글레이저 가문과 맨유 입찰자들이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글레이저 가문은 앞서 맨유 매각을 위해 두 차례 입찰을 받았다. 영국 화학회사 이네오스 창업자인 제임스 래트클리프와, 카타르 왕족 출신이자 카타르이슬람은행 총재인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타니가 입찰에 뛰어들었다. 양측 모두 입찰가로 50억파운드(약 8조1700억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 역사상 가장 높은 매각가를 기록했던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덴버 브롱코스(46억5000만달러·약 6조1300억원)를 뛰어넘는 가격이자 2005년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를 인수한 가격(8억파운드·약 1조3000억원)의 6배가 넘는다.
하지만 글레이저 가문은 양측이 제시한 가격에 만족하지 못하고 3차 입찰에 들어갔다. 더 높은 가격에 맨유를 인수할 후보자를 물색하면서 기존 입찰자에게도 가격을 더 높게 조정하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다. 글레이저 가문이 매각 보류 움직임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 매각 목표가로 70억달러(약 9조2400억원)까지 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맨유 매각이 지연되면서 새 입찰자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엘리엇과 아레스, 칼라일 등이 인수전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칼라일이 맨유 우선주를 매입할 수 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