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1일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LP)에 보낸 2024 연례서한에서 인수·합병(M&A) 시장의 흐름을 짚으며 이같이 설명했다.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매년 국민연금과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글로벌 주요 기관투자가에 투자 방향을 담은 서한을 보내는데, 이 내용은 이들 기관투자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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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운용사로, 운용자금(AUM)은 40조원에 이른다. 회사는 지난해 공동투자금을 포함해 총 36억달러(약 4조8470억원)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PE 시장 역풍은 지난해에도 지속됐으나 MBK는 펀드레이징과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가치 창출 부문에 있어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병주 회장은 올해 연례서한에서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바이아웃 시장에서 갖는 힘이 강력하다고 짚었다. 우선 한국과 관련해 그는 자본시장법을 비롯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운용사들이 한국 M&A 시장에서 리더십을 갖출 수 있게 된데다,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로 PE 시장이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대기업들은 비핵심 자산을 전략적으로 매각하는 등 유동성 필요 차원에서 다수 딜 흐름을 생성했다”며 “MBK파트너스는 대기업과 연관된 딜 9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투자 매력도가 높은 국가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 기업은 아직 저평가되어 있다”며 “글로벌 피어(peer) 기업과 비교했을 때 한국 기업 투자는 평균 25% 할인된 가격에서 진행되는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모시장에 확산돼 있다”고 했다.
변동성 여전 中…중장기적 관점서 접근
중국 시장은 아직 변동성이 많으나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연례서한을 통해서도 중국 내수 시장에 투자 기회가 크다며 중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과 금융 부문을 개혁하고자 관련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PE 딜 플로우도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김병주 회장은 “많은 GP 운용사들이 중국 투자 비중을 줄였지만, 중국 경제는 10억 명의 소비자층을 갖고 있을 정도로 큰 경제권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민간 시장은 성장을 다시 주도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세대에 걸쳐서 이뤄지는 정치, 경제학적 발전 과정에서 ‘성장통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MBK 파트너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올해도 바이아웃 딜 소싱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올해는 헬스케어와 테크의 접점 분야에 놓인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운영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 또한 살필 예정이다.
투자를 위한 실탄도 넉넉히 마련된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가을 약 35억달러 규모로 MBK파트너스 바이아웃 6호 펀드의 1차 클로징을 마쳤다. 해당 펀드레이징에는 기존 출자자들이 다시 출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출자자들의 이러한 행보는 MBK파트너스의 회수 실적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회수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4억달러(약 5386억원) 이상을 회수했다. 또 회사의 바이아웃 펀드 포트폴리오 투자사들의 기업 가치는 37억5000만달러(약 5조497억원), 스페셜 시츄에이션 펀드 포트폴리오 투자사들의 기업가치는 2억9500만달러(약 3972억원)씩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