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팍, 찬성? 반대?…HMM 인수후보자 선정 놓고 '시끌'

HMM 소액주주 "하팍로이드에 본입찰 기회 부여해라"
반면 해기협 "'승자의 저주' 우려"…매각 중단 요구
산은 "연내 매각계획 변동없다"…이번주 '숏리스트' 선정
  • 등록 2023-08-28 오후 3:10:58

    수정 2023-08-28 오후 3:10:58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하림과 동원, LX,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Hapag-Lloyd)를 대상으로 HMM(011200)(구 현대상선) 매각을 위한 적격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이번 주 본입찰에 나설 후보자를 선정한다. 적격후보로 선정된 기업들은 2달가량의 실사 후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산은은 연내 매각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사진=HMM)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이달 중 HMM 매각 적격 인수 후보자(숏리스트) 선정 작업을 마친다. 다만 지난 예비입찰과 마찬가지로 공식 발표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1일 마감된 예비입찰에서는 하림과 동원, LX, 하팍로이드가 참여했다.

후보자 선정을 앞두고 산은을 향한 압박이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HMM 소액주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주 위임장을 모으고 하팍로이드의 HMM 인수 지지 성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산은의 목표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서는 하팍로이드에 본입찰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팍로이드를 제외한 하림과 동원, LX는 자금력이 부족하다. 이런 탓에 이들은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반면 하팍로이드의 6월 기준 총유동성은 10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한다. 그룹 내부 자금으로 충분히 인수 자금을 지급을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하팍로이드의 HMM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이자 국내 유일의 국적 선사인 HMM을 해외기업에 매각하면 국부 유출이라는 주장이다. 한국해양기자협회(이하 해기협)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가기간산업을 외국계에 매각하는 것이 타당치 못하다는 것은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도 성명서를 내고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 및 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고 했다.

해기협은 더 나아가 매각 중단을 요구했다. 국내 기업들과 손을 잡은 FI가 HMM을 인수하면 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기협은 “현금여유가 없는 기업이 재무적 투자자와 손잡고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경우 ‘승자의 저주’가 올 것을 우려한다”며 “산은과 해진공은 매각에 급급하기보다는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인 HMM을 키워 한국의 무역역량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시간이 늦춰지더라도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지난달 매각 공고에서 “매도인의 사정에 따라 (매각 관련 절차가)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적격 후보자가 없을 경우 매각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다만 산은은 연내 매각이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달 중 적격 인수 후보자를 선정하기로 한 만큼, 이주에 선정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HMM의 연내 매각이란 계획에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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