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영국 화학재벌 제임스 래트클리프 이네오스 회장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 구단주 자리에 한발 더 다가섰다.
|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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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맨유 이사회는 오는 19일 맨유 지분 25%를 래트클리프 회장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매각가는 13억파운드(약 2조 1000억원)로 알려졌다. 나머지 지분 75%는 여전히 현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보유하지만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인력 채용·관리 권한을 가져오겠다는 게 래트클리프 회장 생각이다.
래트클리프 회장은 장기적으론 나머지 글레이저 가문 지분을 인수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간 그와 맨유 인수를 두고 경쟁하던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이슬람은행(QIB) 회장이 인수를 포기한 만큼 지금으로선 래트클리프 회장이 맨유 인수자로 가장 유력하다. 알 사니 회장은 인수가로 50억파운드(약 8조 2000억원)를 써냈으나 글레이저 가문이 64억파운드(약 10조 5000억원)를 요구하자 인수를 포기했다. 맨유의 시가총액( 26억파운드·약 4조 3000억원)과 비교하며 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래트클리프 회장은 62억파운드(지분 100% 기준·약 10조 2000억원)에 맨유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이네오스를 설립한 레트클리프 회장은 잇딴 인수합병을 통해 이네오스를 세계 10위권 석유화학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는 오랜 기간 맨유의 팬으로도 활동했다. 맨유 팬들은 레트클리프가 선수 영입 등 맨유에 대한 투자를 등한시한 글레이저 가문을 대신하길 바란다.
다만 소수주주로서 래트클리프 회장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도 있다. 맨유 주장을 지낸 게리 네빌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내가 원하는 건 글레이저 일가의 완전한 퇴장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맨유의 쇠퇴를 이끈 사람들이 여전히 대주주라면 소수주주가 조직 전체의 문화적 쇠락을 어떻게 막겠나”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