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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자금난에 빠진 일본 도시바가 매각을 위해 분사를 추진 중인 반도체 부문의 지분까지 은행 담보로 내놨다.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끝에 내놓은 특단의 조치이지만 주거래은행들이 이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도시바가 지난 15일 도쿄에서 주거래은행 대상 설명회를 열고 4월 말까지 융자를 연장해 주면 가칭 ‘도시바메모리’가 새로이 발행하는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고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주요 7개 은행이 참가하는 단기 신용 공여의 담보로 도시바메모리 주식을 잡히고, 전체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협조융자에는 도시바가 보유한 계열 기업의 주식 약 2000억엔(2조원어치)와 사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잡힌다.
은행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미쓰이스이토모와 미즈호, 스이토모미쓰이신탁의 주력 3개 은행은 지속적으로 거래 지속 의지를 밝혔으나 은행단 내부에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특히 지방 은행 중심으로 이런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이달 24일까지 금융 기관에 대한 담보를 설정하겠다며 30일까지 답변을 요청했다.
한편 도시바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원 여부도 관심사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일본 정부가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이 중국이나 한국 등 경쟁사에 넘어가는 걸 막고자 정부 지원·보증하는 투자펀드 ‘산업혁신기구(INCJ)’를 통해 지분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