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앞두고 사전검사에 착수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 이후여서 고강도 검사를 예고하고 있다. 내부통제 비중이 3배가량 높아진 개정된 경영실태평가를 적용하는 관계로 결과에 따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려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M&A(인수합병) 전략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 8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우리투자증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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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24일부터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사전검사를 한다. 사전검사는 정기검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1~2주 동안 수검기관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중점 검사 사항을 파악하는 단계다. 정기검사는 내달 7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통상 정기검사는 6~7주간 진행된다. 금감원은 정기검사에 은행검사1·2국 등 40여명의 인력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에서 주목받는 결과는 ‘경영실태평가’다. 경영실태평가 결과에 따라 임 회장의 작품인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여부가 판가름난다. 경영실태평가는 △1등급(우수) △2등급(양호) △3등급(보통) △4등급(취약) △5등급(위험)으로 나뉜다.
3등급부터 자회사 출자, 신사업 인허가 등에 대한 제한을 받게 된다. 동양·ABL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우리금융은 2021년 정기검사에서 경영실태평가 2등급을 받았다. 전망은 부정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은행업 경영실태평가를 개정했다.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자 내부통제에 배정된 비중을 대폭 높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경영실태평가 평가부문 중 내부통제 비중을 5.3%에서 15%로 높였다. 반면 경영관리와 수익성 부문은 각각 15%에서 10%, 10%에서 5%로 줄었다. 개정된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자산(25%), 자본(20%)에 이어 유동성(15%)과 함께 중요한 부문으로 떠올랐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는 악재다.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외에도 2022년 약 700억원의 횡령사고도 발생한 바 있다. 특히 부당대출과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에 제때 보고가 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금감원은 지난달 말 우리은행의 자체감사 일정 등을 언급하며 최소 올해 4월 전 보고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24일부터 사전검사에 착수한다”며 “올해 2분기부터 개정된 경영실태평가 기준이 적용돼 우리금융·우리은행에도 적용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