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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 9월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저출산 가속을 예고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8년 9월 인구동향을 보면 이 기간 혼인 건수는 1만4300건으로 전년보다 20.1% 줄었다. 지난해 9월 1만7900건에서 3600건 감소했다.
1981년 관련 집계를 낸 이후 역대 최저다. 통계적으로 9월은 혼인 신고가 가장 적은 달이기는 하지만 1만5000명을 밑돈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최저치는 2000년 9월 1만5800명이었다.
앞으로의 ‘출산 절벽’ 가속화를 예고하는 결과다. 통상 혼인 건수는 1년여 후 출산율에 영향을 준다. 올 1~9월 누적 혼인 건수 역시 18만6100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5% 가량 낮았다.
전체 성·연령대에서 일반혼인율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일반혼인율이 가장 높은 20대 후반(25~59세), 특히 여성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올 3분기 해당 연령 1000명당 혼인 건수(일반혼인율)는 45.8명으로 1년 전 50.4명에서 4.6명 감소했다. 이 연령대의 남자의 일반혼인율도 25.3명으로 1년 전보다 2.9명 줄었다.
혼인 건수 감소 추세와 맞물려 9월 이혼 건수도 7800건으로 지난해 9월보다 17.0% 줄었다. 1600건 감소다. 올 3분기 일반이혼율도 4.7명으로 전년보다 0.2명 줄어들기는 했으나 감소 폭은 크지 않았다. 이혼율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게 아니라 혼인자 수 자체가 큰 폭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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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인구 절벽 상황도 이어졌다. 9월 출생아 수는 2만6100명으로 전년보다 13.3% 줄었다. 3만100명에서 4000명 감소했다. 이 역시 2017년 12월 2만5100명에 이어 198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가임여성 1명당 출생아 수를 보여주는 합계출산율은 3분기 0.95명으로 1년 전 1.05명에서 0.10명 줄었다. 올 2분기 0.97명에 이어 2개분기 연속 1명을 밑돈 것이다.
이 추세라면 총인구 감소 시점이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산 속에서도 평균수명 증가에 힘입어 조금씩이나마 늘어 왔다. 그러나 저출산 가속화로 2028년부터는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데다 최근 출생아 수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도 더 빨라 이시점도 더 앞당겨질 수 있게 됐다. 합계출산율 2.1명 이상이어야 인구가 유지되는데 올해는 1명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올 3분기 기준 사람들은 결혼을 더 늦게 하고 결혼 이후에도 더 늦게 아이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아이 출산까지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2.26년으로 1년 전보다 0.34년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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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 10월에도 서울에서 벗어나 경기도로 이동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8년 10월 국내인구이동 중 시도별 순이동을 보면 서울은 1만707명 순유출된 반면 경기는 1만4880명으로 순유입됐다. 17개 시도 중 순유출·순유입 부문에서 각각 최다이다. 서울은 이 기간 13만2111명이 전입하고 14만2818명이 전출했고 경기는 18만3701명이 전입, 16만8821명이 전출했다.
17개 시도별로 보면 서울과 부산, 대구 등 11곳에선 인구가 순유출하고 경기와, 세종, 충남·북 등 6곳은 순유입했다.
현재 인구를 고려했을 땐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의 순이동률이 8.0%로 가장 높았다. 경기(1.4%), 제주(0.8%), 충북(0.8%), 충남(0.5%) 등이 뒤따랐다. 순이동률이 낮은 곳은 서울(-1.3%), 대전(-1.0%), 울산(-0.9%), 부산(-0.8%), 대구(-0.7%) 순이었다.
전체적인 추이를 보면 지방에서의 수도권 유입은 꾸준하지만 포화 상태인 서울의 높은 거주비용 부담에 경기를 찾는 비율이 컸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세종을 중심으로 충남·북 거주 인구는 늘어나고 있으나 그만큼 대전에서의 인구는 빠져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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