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발언에 외인 투심 '뚝'…2500선 붕괴[코스피 마감]

외인·기관 ‘팔자’…1%대 빠져 2490선
오리온 급락에 음식료↓ 한전 강세에 전기↑
삼성전자 1%대 하락해 7.2만원대 마감
"지정학 이슈에 외인 자금 이탈, 亞 약세"
  • 등록 2024-01-16 오후 3:43:00

    수정 2024-01-16 오후 3:49:49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16일 코스피 지수가 1% 넘게 하락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 2500선을 하회했다. 간밤 미국 증시 휴장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발언 등 영향에 외국인 자금 이탈을 야기하며 지수가 낙폭을 키웠다는 해석이다. 반도체 대형주가 모두 1% 넘게 하락했고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하락 우위를 보였다.

북한은 지난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를 열어 남북회담과 남북교류업무를 담당해온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ㆍ평정ㆍ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40포인트(1.12%) 하락한 2497.5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2월7일(종가 2492.07, 장중 2481.00 ) 이후 처음이다.

뉴욕증시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증시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과 독일 경제 위축에 하락했다. 특히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날 지수 하락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날 외국인은 1836억원, 기관은 4078억원 팔아치웠다. 개인은 홀로 5858억원 사들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공화국이 대한민국은 화해와 통일의 상대이며 동족이라는 현실모순적인 기성개념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철저한 타국으로,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제한 이상”이라며 영토 조항을 반영해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증시 휴장에도 북한 관련 지정학적 이슈가 외국인 자금 이탈에 영향을 미치며 지수 하방 압력을 키웠다”며 “이란이 미국의 후티 반군 공격에 대응하며 이스라엘에 미사일은 발사했다는 소식 역시 달러 인덱스 상승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 축소로 이어졌고, 아시아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하락 우위였다. 음식료는 4%대, 기계는 2%대, 섬유의복, 의료정밀, 보험, 운수장비, 서비스, 정보기술, 금융, 제조, 운수창고, 전기전자, 비금속광물, 증권은 1%대 하락했다. 화학, 유통, 통신, 종이목재, 철강금속, 금융, 건설 등은 1% 미만 내렸다. 전기가스는 1%대, 의약품은 1% 미만 올랐다.

음식료업이 가장 약세를 보인 것은 제약사 레고켐바이오(141080)를 인수키로 한 오리온은 17%대 급락한 영향이다. 오리온은 전날 5485억원을 투자해 레고켐바이오의 지분 25.73%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 일각에서는 실적 타격에 대한 우려와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측면에서 연결 회계 처리 여부가 관건”이라며 레고켐바이오 손익이 연결 회계 처리된다면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10% 이상 하향 조정되고 실적 가시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가스업은 시가총액 규모가 큰 한국전력(015760)이 3% 가까이 상승하면서 업종별로 가장 상승 폭이 컸다. 이날 NH투자증권은 한국전력에 대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컨센서스(4643억원)을 대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신규 원전 도입 계획 기대도 나온다. 정부는 2038년까지 적용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에 원전 4기 이상 건설을 포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하락 우위다.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모두 1% 넘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2일 7만9600원을 기록하며 ‘8만전자’에 근접했지만, 이달 3일부터 이날까지 15일 제외하고 모두 하락·보합세를 보이면서 7만2600원에 마감했다.

이 외 카카오(035720)는 2%대, POSCO홀딩스(005490), 기아(000270),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삼성물산(028260), 현대모비스(012330)는 1%대 하락했다. 셀트리온(068270), 현대차(005380), 포스코퓨처엠(003670),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는 1% 미만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NAVER(035420)은 1% 미만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 거래량은 6억4193만주, 거래대금은 8조5078억원이었다. 231개 종목이 올랐고, 651개 종목이 하락했다. 55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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