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스타벅스를 글로벌 커피 제국으로 일군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실적 악화에 빠진 스타벅스를 부활시키기 위해 회사에 복귀한 지 1년 만이다.
|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종신 명예회장.(사진=AFP) |
|
1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슐츠가 이날 이사직에서 물러났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슐츠의 은퇴가 “계획된 변화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랙스먼 내러시먼 현 CEO에게 승계한 데 이어 이사회에서도 물러남으로써 슐츠는 ‘종신 명예회장’이란 직함만 남기고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다.
슐츠는 “고객자이자 후원자, 지지자로서 차세대 리더들이 스타벅스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명예회장인 내가 그들을 뒷받침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언젠간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에 그는 지난해 9월 내러시먼과 함께 CNBC에 출연해 “적임자를 찾았기 때문에 난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987년 스타벅스를 인수한 슐츠는 스타벅스를 커피 제국으로 만든 주역이다. 슐츠 이전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원두만 판매했지만 슐츠는 인수 후 스타벅스 매장을 질 좋은 원두로 내린 에스프레소를 편안히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슐츠의 지휘 하에 스타벅스는 고급 커피 시장을 선도하며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도약했다.
스타벅스 인수 후 슐츠는 2000년과 2018년 각각 글로벌 전략 수립 집중과 정계 진출을 이유로 CEO를 내려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결국 다시 CEO로 복귀해야 했다. 슐츠 없는 스타벅스가 실적 부진 등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에 경영에 복귀했을 때 슐츠는 서비스 개선, 매장 리모델링 등 혁신을 이끌며 결국 스타벅스 역사상 최대 연매출(323억달러·43조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노조원 해고 등 노조 탄압 등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슐츠의 후임 이사론 알리바바픽쳐스그룹 사장을 지낸 장웨이가 선임됐다. CNBC는 스타벅스가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하는 데 장웨이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