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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13일 김 전 대표가 회사를 상대로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임시주주총회 안건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와 김현전 동양생명 자산운용부문 부사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이다.
2000년에 설립된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최초의 금융정보기업으로 삼성증권 연구원 출신 김 전 대표가 사내 벤처로 일군 회사다. 김 전 대표는 2004년 화천기계와 함께 삼성으로부터 에프앤가이드를 인수했고, 2018년에는 경쟁사였던 와이즈에프엔을 흡수합병해 에프앤가이드를 독보적인 지위의 금융정보업체로 키웠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벌어졌던 분쟁에서 회사가 분열되는 것이 막고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며 “하지만 최근 또다시 이철순 대표이사를 몰아내려는 상황이 벌어져 임시주총 허가 신청을 제기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에프앤가이드는 공익적인 기능을 하는 회사”라며 “금융 전문가인 경영진을 몰아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작년 화천기공(000850) 대표를 겸직하는 권형석 씨가 임시주총 소집을 법원에 제출, 사내이사 유병진과 김희수 선임을 비롯해 김기태, 이종승 기타 비상무이사 선임 등 4명의 이사 선임을 안건으로 올렸다. 이후 2주 만에 김 전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임했다.
이후 지난 2일에는 권형운 씨가 회사를 상대로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임시주주총회 안건은 권형석 씨와 권형운 씨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20여 년을 재무적 투자자(FI)로 조용히 지냈던 화천그룹 측이 오너 3세를 앞세워 임원 선임에 나섰다”며 “올해 초에는 사위까지 임원으로 앉혔다. 사위부터 아들까지 화천그룹이 사실상 이사회에 진입해 압박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 에프앤가이드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화천그룹 사위인 전민석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전 이사는 농심과 LF를 거쳐 2022년 3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에프앤가이드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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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그룹이 에프앤가이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데에는 자사주 소각이 시발점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화천그룹 측에서 자사주 73만주를 화천기공 측으로 넘기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특히 8000원대였던 자사주를 6000원대로 넘기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했다. 그는 “최대주주에게 자사주를 넘길 시 배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에프앤가이드는 소각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에프앤가이드는 코스닥 시장 종목 가운데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며 “화천그룹이 금융 전문가를 몰아내고 가족들을 에프앤가이드 임원으로 앉히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에프앤가이드는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8%,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15% 달성 등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또 최소 배당성향 26%를 유지하고 상향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에프앤가이드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 확대 △인덱스 역량 강화 △퇴직연금 사업부 설립 △인공지능(AI) 활용 확대 등 사업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더구나 에프앤가이드는 배당정책에 중점을 둔 주주환원 정책을 오는 11월까지 발표할 계획이고, 내년에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부적격임원 선임 방지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경영권 분쟁에 대해 화천기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권형운)가 에프앤가이드에 소송을 발생시켰더라도 화천기계에서 발생한 이슈가 아니다”며 “답변할 내용은 없다”고 했다. 에프앤가이드도 “내부적인 이슈로 외부에 공식적으로 답변할만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