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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소속 용병 중 상당수가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용병 활동을 지속하기로 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반란 사태 종료 후 바그너그룹 용병들에게 러시아 국방부와의 계약, 활동 중단, 벨라루스행 등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현재 바그너그룹에 소속된 용병은 3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얼마나 많은 용병이 계약을 체결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다수의 전투원들이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계약을 맺은 용병들은 러시아 정규군으로 흡수되며, 기존 바그너그룹의 사업을 관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바그너그룹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현지 정권과 결탁해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사업을 벌여 왔다. 주로 각국에 전투 훈련, 정권 수호, 반란 진압, 정치공작 등 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물 채굴권, 항구 이용권 등 경제적 이권을 챙겼다. 바그너그룹과 연관된 국가만 해도 리비아, 수단, 모잠비크, 리비아,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최소 13개국에 이르며, 세계 각지의 사업체만 100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한 용병들이 다시 사업 관리에 나서더라도 과거처럼 쉽게 영향력은 행사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정규군 소속으로 활동을 하는 것이어서 앞으로는 러시아의 공식 외교활동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바그너그룹이 그동안 자행했던 집단 처형, 아동유괴, 고문, 인권침해 등 국제법을 위반하는 범죄행위도 더이상 할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바그너그룹의 부재가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이나,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 외교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아프리카와 중동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현재 평가중에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도 “각국 지도자들이 향후 미 정부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새로운 용병 계약에 신중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아프리카에선 바그너그룹 소속 용병들이 일시에 철수할 경우 ‘힘의 공백’이 발생해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닛케이 등 외신들은 “바그너그룹에 치안을 의존해 온 아프리카 국가들은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철수했을 때 반란이 발생할 것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에는 아직 5000명의 용병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