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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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현)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 책임은 이사회나 주주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현 경영진 책임’ 발언에 이어 책임을 묻지 않는 이사회까지 칼끝을 겨눈 것이다.
이 원장은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여신 실행이든 뭐가 됐든 관계 지향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수익성이나 건전성에 숨겨진 리스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현 경영진의 책임’을 말한 것이다”고 했다.
그는 “과거의 일이긴 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에 대응하는 방식이라든가 이런 걸 볼 때 과연 발본색원 의지가 있는지, 끼리끼리와 나눠먹기 문화가 팽배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직에 개혁 의지가 있는지 등 그런 측면에서 최근의 매니지먼트가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 원장은 또 우리금융의 생명보험사 인수에 대해선 “몰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생보사 인수가 검토 중이다 정도만 알았지 그런 계약이 체결된 것은 신문을 보고 알았다”며 “보험사는 리스크 팩터가 은행과는 다른 측면이 있는데 과연 그런 것들이 정교하게 지주단의 리스크에 반영이 됐는지에 대해 걱정이 좀 있다”고 했다. 이어 “민간 계약이지만 인허가 문제가 있다보니 어떤 리스크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금융위나 감독원이랑 소통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소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바 있다.
최근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앞당긴 것도 부당대출 문제 등에 보험사 인수까지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있어 내년까지 기다리기보다 현 단계에서 점검을 하고 넘어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의 전체 리스크를 봐야 되기 때문에 보는 것이지 다른 의미는 아니다”라며 “최대한 역량을 집중해서 빨리 볼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다음 달부터 우리금융그룹에 대해 고강도 정기검사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