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 비대위 흔들려는 시도 우려"

임현택 회장 당선인 요청에 거절 의사 밝힌 듯
"운영규정 상 비대위 해산 역시 대의원회 권한"
"당선인, 비대위 회의 아닌 보도자료로 의사 밝혀 유감"
이번주 예정했던 합동 기자회견은 불발
  • 등록 2024-04-09 오후 4:09:48

    수정 2024-04-09 오후 4:13:25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는 30일 임기까지 자신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대위원장 자리를 내달라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의 요청에 대한 거절의 의미로 읽힌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비대위원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의료계 내부의 갈등 상황으로 인해 회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있는 점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신속히 이 상황을 정리하고 비상대책위원회는 불합리한 의대 정원 증원 저지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회원들의 총의를 받들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 의결로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의대정원 증원 저지에 대한 투쟁과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아 의료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최근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마치면서 대내외적으로 비대위를 흔들려는 시도가 있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규정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은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 권한이고 대의원회의 위임을 받아 운영위원회가 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며 “운영규정의 내용상 비대위의 해산 또한 전적으로 대의원회의 권한이다. 이런 규정을 벗어난 주장을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정부가 밀어 붙이는 정책과 같이 절차를 무시한 무리한 주장과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선인은 현재 비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비대위 회의 석상에서 발언을 한다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며 “하지면 보도자료를 통해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우리의 분열로 인해 정부의 잘못되고 독단적인 정책 추진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의료계의 역사에서 큰 죄인이 될 것이고 미래 세대에게도 큰 죄를 짓는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저에게 주어진 시간까지 전 회원의 뜻을 받들어 비상대책위원장의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임 당선인이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의협 대의원회와 비대위에 전달했다.

의협 비대위는 총선 직후 예고했던 합동 기자회견은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박단 위원장도 회의는 참석하고 있었지만 (합동 기자회견을) 결의하거나 의결한 사안은 아니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 입장을 확인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조율이 덜 된 것 같아 이번주 예정된 기자회견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원하는 ‘창구 일원화’의 의미로 이번주 전국의과교수협의회, 대전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었다. 그러나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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