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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3일 미국에서 최근 머스크에 반대한다는 뜻의 스티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면서, 아마존 등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스티커가 판매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확인된 스티커 종류만 10종이 넘는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거주하는 컨설턴트 셰릴 아렌스 영도 최근 ‘나는 이 차를 머스크가 미치기 전에 샀다’, ‘반(反)머스크’라고 적힌 스티커를 구매해 범퍼에 부착했다.
영은 “테슬라 차량을 타는 게 부끄럽게 느껴져 차량을 판매할 생각이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며 스티커를 구매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머스크 CEO의 행동과 발언에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가 많은 돈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무엇을 할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스티커를 판매하는 매튜 힐러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표명한 작년 7월 이후 (스티커)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미 대선 다음날인 작년 11월 6일에는 평소의 6배인 300장을 하루만에 팔았다”며 “테슬라 차량을 소유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운전자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등록된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반머스크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이민자 출신이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며, 테슬라의 생산 공장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미 NBC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머스크 CEO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2021년 전국적으로 21%에 불과했지만, 그가 트럼프 당선인 지지를 표명한 이후 지난해 9월 45%로 급등했다. 2명 중 1명은 머스크 CEO에 거부감을 나타낸다는 의미다.
머스크 CEO가 자신의 사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에 관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자율주행 관련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테슬라가 회사의 성장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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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식 변화에도 테슬라는 여전히 강력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작년 10월 미 유권자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테슬라 차량 구매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는가’라는 질문에 약 50%가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머스크 CEO에게는 반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테슬라 차량을 타는 운전자도 적지 않다.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카슨 갤로는 “내가 머스크 CEO를 싫어하는 데도 테슬라를 타는 이유는 제품의 경쟁력 때문이다. 구매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특히 인공지능(AI)에 의한 운전 지원 등 선진적인 기능이 매력적이다. 다른 제조사로 교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 내 차량 판매량이 전년대비 6% 감소했다.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뒷걸음질친 것이다. 닛케이는 “지난해 판매량이 감소한 건 보급 지연 및 시장 경쟁에 따른 결과”라며 “머스크 반대 운동이 향후 차량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