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전자가 6만원이 된 지도 어느덧 9거래일이 됐다. 이번 주는 외국계 증권사의 혹평 속에 미국의 빅컷(한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함)의 온기도 쬐지 못한 모습이었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2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00원(0.16%) 내린 6만 3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가 0.49% 오르며 2600선 회복을 넘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외국인은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빅컷 이후 글로벌 반도체주의 반등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잠잠한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3.97%, TSMC는 3.97% 올랐고, AMD와 브로드컴도 5.7%와 3.9% 상승했다. 퀄컴은 3.34%, 인텔은 1.78%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리포트 탓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 5000원에서 7만 6000원으로 27% 하향했다.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시가총액 상위 2위인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기존 26만원에서 무려 54% 하향한 12만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조정했다. 스마트폰·PC 수요 감소에 따른일반 D램 가격 하락,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이 그 이유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로 공급과잉이 초래될 수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날 삼성전자가 2.02%, 하이닉스가 6.14%씩 하락해 저가매수세가 들어올 만도 한데 여전히 투자심리는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미 국내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락 행진도 이어지고 있던 상황이다. 이날 신영증권은 하반기 실적 저하 우려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기존 10만 5000원에서 9만원으로 14.3% 하향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단기 실적 부진할 것”이라면서 “파운드리는 성수기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충당금으로 인해 적자는 지속될 전망이며 DS 부문 성과급 충당금이 약 1조 5000억원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앞서 대신증권(11만→10만원), BNK투자증권(10만 2000→8만1000원), 유진투자증권(11만→9만 1000원), 삼성증권(016360)(11만→10만원), 키움증권(12만→10만원), 한국투자증권(12만→9만 6000원), 메리츠증권(10만 8000→9만 5000원), KB증권(13만→9만 50000원), 현대차증권(11만→10만 4000원), DB금융투자증권(11만→10만원) 등 10개 증권사도 9월 들어 목표주가를 낮춘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 581억원으로 한 달 전(13조 6606억원)보다 11.7% 하향된 상황이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둔화 우려 속에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주가하락으로 인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5배 수준으로 가격 부담은 낮아진 상황인 점은 주목할 만 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