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우선 협상대상자가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다.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해운업 불황에 따른 ‘승자의 저주’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HMM 본사 사무실 내부 전광판에 HMM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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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 등 HMM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 주 HMM 우선 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산은과 공사가 보유한 HMM 보통주 3억9879만156주(지분율 57.9%)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참여했다.
채권단은 두 그룹이 제시한 조건을 두고 장고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달 초 우선 협상대상자 발표를 전망하기도 했지만, 기업의 재무 상태, 경영 능력, 해운사업 운영계획 등의 평가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의 장단점이 확연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하림이 동원보다 인수 희망가를 높게 썼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자금조달 계획 측면에서는 동원이 우위를 점했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정성평가 중 자기자본비율 등 자금조달 구조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보고 있다. 하림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면서 재무적투자자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반면 동원은 재무적투자자의 도움 없이 인수금융도 1조5000억 원 안팎으로 최소화하는 자금조달 계획을 세웠다. 이런 탓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해진공의 미묘한 차이도 감지된다. 산업은행은 연내 매각 완료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해진공은 매각 무산을 염두에 두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33차 국제해사기구(IMO) 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운 산업 이해도가 높고 제대로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대안을 가진 기업이 HMM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자의 저주 우려도 여전하다. 해운업이 불황기에 접어들어 인수자가 누가 됐든 당분간 인수 시너지를 누리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운업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운임 하락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됐다. HMM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58%, 97% 급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선협상자를 빠르게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