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들여다보고 아동 정보 무단수집…아마존 400억원 과징금

AI 스피커·스마트홈 기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보안 카메라로 촬영된 민감한 영상 유출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 정보 수집도
  • 등록 2023-06-01 오후 3:26:17

    수정 2023-06-01 오후 3:26:1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아마존이 가정 내 설치된 보안 카메라를 통한 민감한 동영상 유출과 아동 정보 무단 수집 등 프라이버시권을 침한 혐의로 4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아마존이 2018년 인수한 링은 집 안에 설치된 카메라와 스마트폰 연결 등을 통해 방문자 확인 및 보안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AFP)


3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2018년 인수한 스마트홈 기기 업체 링의 카메라 부서에서 일했던 직원이 고객의 영상을 훔쳐 본 것과 관련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580만달러(약 76억7000만원)의 합의금을 내기로 했다.

링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용자가 원격으로 방문자를 확인하고 화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 초인종과 보안 카메라 서비스 등을 제공하다. 아마존은 2018년 링을 약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FTC에 따르면 링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2017년 수개월에 걸쳐 침실과 욕실에 설치된 카메라로 최소 81명의 여성 고객의 동영상 수천 건을 봤다. 이 직원은 동료 직원에게 부정 행위를 적발당하면서 해고됐다.

FTC는 링이 아마존에 인수되기 전인 2017년까지 “모든 직원에게 실제로 직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지 여부에 관계없이 고객 비디오에 대한 완전한 접급 권한을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또 FTC를 대신해 미 법무부가 제기한 인공지능(AI) 스피커 관련 프라이버시권 침해 소송에서는 2500만달러(약 330억700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아마존의 AI 비서인 알렉사로 구동되는 스피커가 어린이 온라인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고, 부모의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이 사용자 요청 시 음성 및 위치 정보를 삭제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FTC는 “불법적으로 보존된 음성 데이터는 아이들을 이해하도록 알렉사 알고리즘을 훈련시키기 위한 귀중한 데이터로 활용돼 아이들의 사생활을 희생시키면서 (아마존의) 수익을 높였다”고 비판했다.

로이터는 아마존에 대한 이번 과징금 부과가 개인정보보호보다 데이터 수집에 따른 이익을 우선시하는 대형기술 기업의 정책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에 하나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합의가 리나 칸 FTC 위원장이 2021년 취임한 이후 아마존에 대해 내린 FTC의 첫 번째 조치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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