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상반기(1~6월)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인수합병(M&A) 시장에 조 단위 빅딜이 체결됐다. 지난해 매각 협상이 결렬되며 새 주인을 찾아 나선
PI첨단소재(178920)가 그 주인공이다. 예기치 못한 매각 협상 결렬 6개월 만에 새 주인을 찾는 데 성공하면서 엑시트(자금회수)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 충북 진천군에 있는 PI첨단소재 공장(사진=PI첨단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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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첨단소재는 최대주주인 코리아피아이홀딩스가 보유한 회사 지분 54.07%를 아케마(ARKEMA) 코리아홀딩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총 매각 규모는 1조원으로, 주당 단가는 약 6만3000원에 책정됐다. 거래 종결일은 내년 3월 31일이다.
PI첨단소재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2020년에 약 607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PI첨단소재는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 2008년 50대50으로 합작 설립한 SKC코오롱PI가 전신이다.
PI첨단소재는 폴리이미드(PI) 필름 세계 1위 업체다. 회사 주요 생산품인 PI 필름은 범용 플라스틱에 비해 내열성과 절연성이 매우 높고 극한과 초고온에서 변형이 없어 산업 현장에서 주목받는 첨단소재다.
제조산업에서 경량화 및 내구성이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만큼 PI필름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PI첨단소재는 일본 가네카, 도레이, 미국 듀폰 등을 제치고 1위 사업자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PI 필름 시장 점유율은 약 30%에 달한다.
당초 글랜우드PE는 지난해 PI첨단소재 매각 작업을 통해 PEF 운용사인 베어링PE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던 지난해 말 베어링PEA가 거래종결의 선행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하며 올해 초부터 다시 아케마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아케마그룹은 특수 화학 제품 및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프랑스 제조업체로 바스프(BASF), 다우(DOW) 등과 함께 세계 3대 화학사다. 아케마는 PI첨단소재에 인수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해에도 PI첨단소재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아케마 입장에서는 두 번째 시도 끝에 PI첨단소재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아케마는 작년 인수가로 1조2000억원가량을 제시한 바 있다.
글랜우드PE 입장에서도 6개월 만에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하면서 리스크를 덜어냈다. 기존의 원매자군과 협상을 재개하는 등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신속한 움직임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