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으로 분위기 쇄신 노리는 용산, 청문회 벼르는 野

이진숙 "방송, 공기 아닌 흉기로 불려"
野 "그렇게 사람 없나" 송곳검증 예고
환경장관에 예산통 기용 눈길
이달 중순 이후 추가개각 이어질 듯
  • 등록 2024-07-04 오후 4:40:02

    수정 2024-07-04 오후 7:02:23

[이데일리 박종화 최훈길 기자] ‘새로운 활력을 갖고 후반기에 더 열심히 하자는 의지다.’ 4일 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한 개각에 대한 대통령실 내부 평가다. 환경부 장관·금융위원장·방송통신위원장 등 3개 부처 개각을 시작으로 내각 개편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총선 이후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얼어붙은 여야 관계 속에서 야당은 인사 청문회에서 맹공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장관급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띈 인물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였다. 이 후보자는 1986년 MBC에 입사해 걸프전·이라크전 종군기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 후보자는 이날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다면 저의 경험에 따라 공영방송은 공영방송이라는 제자리를 잡고 통신이라는 날개를 달아 K-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진숙 “공영방송, 노동권력로부터 독립해야”

이 후보자는 지명 소감을 밝히며 5분 여 동안 현 공영방송과 야당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방송이 지금은 공기(公器)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며 “공영방송·공영언론이 노동권력·노동단체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BC의 ‘바이든-날리면’ 보도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보도 준칙도 무시한 보도”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전임자인 이동관·김홍일 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며 두 사람이 잇달아 중도 사임한 것에 대해선 ‘정치 탄핵’이라고 표현했다.

8월 이후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가 잇달아 교체되는 상황에서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는 전쟁터가 될 우려가 크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 지명에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며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를 통해 이진숙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내고 방송장악을 위한 기괴한 방통위원장 이어달리기를 멈춰 세우겠다”고 논평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국민의힘 몫 방통위원으로 내정됐으나 민주당 반대로 취임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이 후보자도 탄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환경-경제정책 연계 강화될 듯

환경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후보자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완섭 전 기재부 제2차관과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임명됐다. 두 사람은 2022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나란히 파견돼 윤석열 정부 정책 밑그림을 그린 공통점도 있다.

김완섭(왼쪽부터)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후보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인사 발표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완섭 후보자는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과 예산실장을 지낸 ‘예산통’이다. 4월 총선에선 고향(강원 원주)에 여당 후보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으나 그 직후부터 개각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사회부처인 환경부 장관에 기재부 출신이 임명된 건 이례적이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기후변화 대응 등 최근 환경 이슈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균형감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갈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년간 쌓아온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 분야에 대한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환경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데 적임자”라고 김 후보자를 평가했다.

환경 규제 개선 등 환경정책과 경제정책 간 연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무조정실·보건복지부 등 타 부처 장·차관에까지 기재부 출신이 중용되는 일이 늘고 있다.

금융위원장 후보자 “PF 리스크 우선 관리돼야”

김병환 후보자는 역대 금융위원장 중 첫 1970년대생(1971년)이다.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내며 거시정책에 정통하다. STX그룹·현대그룹·동부그룹 등의 구조조정 실무에 참여한 경험도 있다.

김 후보자는 전날 이데일리와 한 통화에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상속세 부담 완화,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을 3대 자본시장 과제로 꼽았다. 그는 이날 “금융시장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금융시장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관련한 리스크가 가장 우선적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달 중순 이후 추가 개각을 목표로 인사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재임 2년이 넘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과기부 장관으론 박성중 전 의원이, 고용부 장관으로 임이자 의원과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가 거론된다.

다만 총선 직후 사의를 밝힌 한덕수 국무총리는 후임자의 국회 인준 부담 때문에 사실상 유임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원년 멤버’ 장관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각각 화성 전지공장 화재 수습·경찰청장 교체, 의료개혁 등 현안으로 당분간 개각 대상에선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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