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에 후원받는 보험점검센터?'···보험 사칭영업 '여전'

업계 "보험사 지원 ''보험점검센터'', ''보험분석센터'' 없어"
상담 과정서 ''개인 정보'' 가져가 고객 DB로 판매 가능성↑
  • 등록 2022-11-23 오후 4:19:42

    수정 2022-11-23 오후 4:19:42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32개 보험사에 후원을 받아 운영되는 보험 종합점검센터입니다. 고객님 나이를 알려주시면, 나이에 맞춰 무료로 상담을 해드려요.”

김희정(37)씨는 최근 보험사들이 지원한다는 ‘보험 점검센터’의 연락을 받고 어리둥절했다. 대뜸 나이를 알려주면 무료로 보험을 점검해 주겠다고 하는데, 그래도 보험사 후원이나 점검센터라는 말이 붙으니 괜히 공식적인 기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도 따로 들어가지 않으니, 나이만 알려주고 보험점검을 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사진=픽사베이)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점검센터’나 ‘보험분석센터’ 등을 사칭한 업체들이 불법 마케팅과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점검센터라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개인 정보를 넘겨주면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센터’라는 이름을 앞세워 고객 정보를 가져가는 해묵은 수법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영업 수법은 몇년전부터 성행해왔다. 점검센터나 분석센터 등 ‘보험’에 전문적인 이름을 붙여 무료로 보험상담을 하는 식이다. 문제는 보험상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면서 ‘개인정보 제공과 마케팅 동의’를 자연스레 요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소비자가 자신의 정보가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인 소속 업체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보험점검센터라며 무료로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불법적인 마케팅·영업 방법”이라며 “보험상담 과정에서 소비자도 모르는 사이 정보와 정보 제공권을 넘기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고객 정보는 설계사나 GA(대형독립법인대리점) 등에 또 다시 팔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GA 소속 내 한 설계사도 “보험 판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DB인 게 맞다”며 “일부 GA나 설계사들이 있지도 않은 보험센터 등을 내세워 고객 정보를 확보한 뒤 다른 곳에 돈을 받고 판매하는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 분석이나 상담 서비스는 ‘보험 판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보험을 분석한 이후 추가로 가입할 필요가 있다며 상품을 추천하거나 다른 보험으로 갈아타기를 권유하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는 자격증 취득이 필요한 직업이다. 설계사가 소속된 곳이 어디인지 확인이 안 된 상황에서 받는 조언들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합법적인 TM(텔레마케팅)이라면 본인의 소속과 이름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며 “이런 절차 없이 진행되는 상담이나 보험 상품 추천은 제대로 된 보험영업이라고 할 수 없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등 추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센터 등을 사칭한 전화가 온다면 섣불리 상담을 받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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