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37)씨는 최근 보험사들이 지원한다는 ‘보험 점검센터’의 연락을 받고 어리둥절했다. 대뜸 나이를 알려주면 무료로 보험을 점검해 주겠다고 하는데, 그래도 보험사 후원이나 점검센터라는 말이 붙으니 괜히 공식적인 기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도 따로 들어가지 않으니, 나이만 알려주고 보험점검을 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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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인 소속 업체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보험점검센터라며 무료로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불법적인 마케팅·영업 방법”이라며 “보험상담 과정에서 소비자도 모르는 사이 정보와 정보 제공권을 넘기게 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고객 정보는 설계사나 GA(대형독립법인대리점) 등에 또 다시 팔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GA 소속 내 한 설계사도 “보험 판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DB인 게 맞다”며 “일부 GA나 설계사들이 있지도 않은 보험센터 등을 내세워 고객 정보를 확보한 뒤 다른 곳에 돈을 받고 판매하는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합법적인 TM(텔레마케팅)이라면 본인의 소속과 이름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며 “이런 절차 없이 진행되는 상담이나 보험 상품 추천은 제대로 된 보험영업이라고 할 수 없다.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등 추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센터 등을 사칭한 전화가 온다면 섣불리 상담을 받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