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강제매각 ‘11번가’…투자자 “원금이라도 건지자”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삼정KPMG 선정
"6000억원에 재매각?" vs "정해진 바 없어"
SK스퀘어 “FI와 잘 공조…순조롭게 진행할 것”
  • 등록 2024-01-08 오후 3:52:06

    수정 2024-01-08 오후 5:57:43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11번가가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강제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워터폴은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방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앞서 지난 2018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H&Q 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5000억원을 투자해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의 지분을 취득했다. 투자금은 국민연금 3500억원, H&Q코리아 블라인드 펀드 1000억원, 새마을금고 5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업황 악화로 기한 내 IPO가 어려워진 데다 지분 매각까지 실패하자 SK스퀘어는 FI 지분을 되사갈 수 있는 콜옵션(투자 유치 지분 상환) 행사를 최종 포기했다. 결국 FI 측은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Drag-Along Right)을 행사해 재매각에 돌입했다.

이날 FI 측은 워터폴 방식으로 6000억원 수준에 11번가 매각을 희망한다고 SK스퀘어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투자 당시 평가받았던 2조7500억원에서 크게 줄어든 규모다.

IB 업계 관계자는 “투자 원금이 5000억원에 연이자를 감안했을 때 매각 희망가가 6000억원 수준”이라며 “FI가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아직 공식적인 희망 매각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FI 측 관계자는 “현재 주관사단만 공식적으로 선정한 단계”라며 “정식으로 자료를 준비하고 논의 과정을 거치려면 적어도 1월 말 정도는 돼야 구체적인 매각 희망가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원매자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업황 악화에 매각 난이도도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인수 가능 업체로는 아마존, 알리바바그룹, 큐텐 등이 거론된다. 특히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은 지난해 하반기 11번가 지분 인수를 두고 막판 협상을 벌여와 관련 법무 및 재무 실사 자료를 이미 확보한 상태로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다. 큐텐은 당시 에쿼티(equity) 자금으로 최고 5000억원 투입을 검토한 바 있다.

한편, 11번가 재매각이 완료되면 SK스퀘어의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SK스퀘어의 11번가 지분(80.26%)에 대한 장부가는 1조494억원 수준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SK스퀘어 관계자는 “FI와 잘 공조해 향후 매각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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