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반 시장’ 공략 나선 구자은 LS 회장…연이은 유럽行

구자은 회장, 대통령 폴란드 순방 경제사절단 포함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부품·케이블 생산법인 있어
유럽 전기차 확대에 투자도 적극적…밸류체인 구축
“유럽에서의 입지 강화”…사업 영역 확대에 실적↑
  • 등록 2023-07-10 오후 4:58:07

    수정 2023-07-10 오후 10:13:31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석 달 만에 폴란드에 재차 방문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 지역은 구 회장이 그룹 핵심 사업으로 꼽는 배터리·전기차·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리라고 전망되는 곳인 만큼 현지 산업 생태계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자 현장 행보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4월 독일 L&K 공장을 방문해 영업 담당 직원으로부터 핵심 제품인 무산소동봉(Oxygen Free Copper Rod)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LS그룹)
10일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오는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순방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동행한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에너지·인프라 등 폴란드 맞춤형 산업 협력에 초점을 맞춰 구성되면서 구 회장도 이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제사절단엔 신재생에너지·배터리·모빌리티·인프라 등 미래 유망 분야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 절반 넘게 포함됐다.

구 회장이 이번에 방문하는 폴란드는 LS그룹의 유럽 시장 전초기지와 같은 곳이다. 폴란드엔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생산하는 LSEVP(LS EV Poland)와 통신용 광케이블을 만드는 LSCP(LS Cable & System Poland)가 각각 공장을 두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은 유럽 주요 국가 내 기업들에 공급된다.

구 회장은 그룹 핵심 사업인 배·전·반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차원에서 유럽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유럽은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된 만큼 전기차 시장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 등에선 앞으로 10년간 1300만~1400만대에 이르는 유럽 내 자동차가 전기차로 전환되리라고 관측한다.

구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현장 경영지로 유럽을 찾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4월 폴란드와 독일, 세르비아를 연이어 방문했다. 독일·세르비아엔 권선(자동차·변압기·모터 등 전자장치에 감는 피복 구리선)을 만드는 LS그룹 계열의 미국 전선회사 슈페리어 에식스(SPSX·Superior Essex) 법인이 있다.

게다가 유럽 지역이 노후화된 인프라를 개선하고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키우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도 LS로선 매력적인 부분이다. 앞서 LS전선은 지난 5월 네덜란드 국영 전력회사 테네트(TenneT)에서 2조원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수주했으며, LS일렉트릭은 지난달부터 영국 보틀리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에 LS는 유럽 지역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PSX는 지난 1월 유럽 최대 무산소동 생산기업인 L&K(L+K·Lacroix+Kress)를 인수했다. L&K는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 핵심 소재인 무산소동을 연간 6만5000톤(t) 생산하는 기업이다. LS는 이를 통해 무산소동과 권선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확보하게 됐다.

구 회장은 지난 4월 L&K를 방문해 “전통적으로 완성차와 전기 분야 산업의 강국인 유럽에서 LS그룹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며 “점차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 맞춤 대응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유럽을 포함한 사업 지역 확대 전략은 그룹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전망한 LS그룹의 지주사인 LS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는 전년 동기 대비 82.2% 증가한 271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3.5% 늘어난 6조324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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