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투자 7조 손실’ 도시바 결산 발표 또 연기…불신 고조

지난달 한차례 미뤄…투자자 주의 지정 해제 늦춰질듯
  • 등록 2017-03-14 오후 1:46:24

    수정 2017-03-14 오후 1:46:24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서 7조원 이상의 손실을 내며 경영난에 빠진 도시바가 한 차례 미뤘던 지난해 4~12월 결산 발표를 또 연기했다. 기업 신용도에 대한 의구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도시바 측는 오후 4시 이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도시바가 다시 결산발표를 연기하며 기업 신용이 위기에 빠졌다고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도시바는 이미 도쿄증권거래소로부터 내부 통제에 문제가 있는 투자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 해제는 늦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닛케이는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관리 체계 미비가 다시 한번 부각되면서 신뢰 회복이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시바는 한 달 전인 2월14일 회계년도 결산 발표를 당일 돌연 3월14일까지로 한 달 연기했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미 원전사업 손실을 계상하고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도시바와 웨스팅하우스의 경영진이 손실액을 줄여서 발표하고자 사내에 각종 압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회계 감사자의 지적에 지난해 12월 이전 상황까지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산 발표를 다시 미룬다고 하더라도 관동재무국의 승인만 있으면 당장 상장 폐지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투자자 주의 종목 해제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당초에는 한 달이면 주의 종목에서 해제되리라 내다봤다.

도시바는 올 4월 시작하는 2017년 회계년도부터 3년 동안의 회사 재건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사해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자본을 수혈하고, 웨스팅하우스을 그룹 내 연결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웨스팅하우스는 또 미 연방파산법 11조 적용 신청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이런 사업 분리는 거치면 도시바의 연 매출액은 4조엔(약 40조원)을 밑돌며 정점이던 2008년의 절반 수준이 된다. 닛케이는 도시바가 엘리베이터나 철도 등 사회 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재건을 추진해 2020년 3월 결산 땐 연매출 4조엔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률 5% 정도를 유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분사한 반도체 부문의 지분 매각과 국내 원자력사업의 개혁 등 산적한 당면 과제를 원만히 처리하고 나서야 가능한 이야기라는 게 닛케이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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