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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는 이날 수도 바르샤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가 폴란드뿐 아니라 항공에서도 테러 행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우려가 타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투스크 총리의 발언은 지난해 여름 영국, 독일, 폴란드 물류 창고에서 잇따라 발생한 의문의 폭발·화재 사고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서방 전문가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폴란드에선 지난해 5월 러시아 정보부와 협력해 유럽에서 방해 공작을 계획한 혐의로 9명이 체포됐다. 이외에도 유럽 각지에서 군수공장 화재, 해저 케이블 손상 등 러시아의 사보타주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수차례 발생했다.
작년 7월 독일 라이프치히의 DHL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도 러시아가 배후로 지목됐는데, 독일 국내 정보당국 책임자인 토마스 할덴방은 지난해 10월 의회 증언에서 “화물기가 추락할 수도 있었다”며 러시아의 사보타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요원들의 공격적인 행동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정보기관 MI5의 국내 책임자인 켄 맥컬럼도 작년 10월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이 영국과 유럽 거리에서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 방화, 방해 행위 등과 같은 임무를 지속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서방의 대다수 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목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의 안보상황이나 대응능력 등을 조사하는 것”이라며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기 테러를 위한 예행 연습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
지어 자일스 채텀하우스 수석 연구원은 “공포심을 조장하기 위해 의도된 무작위 공격 등을 제외하면 러시아가 배후로 지목된 일련의 사건들은 명백한 패턴을 보인다”며 러시아 소행이라는 근거나 증거가 충분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