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개항 목표 서산공항, 안전·경제성 논란 ‘도마위’

충남도·서산시, 기존 공군 활주로 활용 지방공항 설립 추진
인근 국내 대표적인 철새도래지 있어 조류충돌 가능성 높아
인구감소에 예비타당성조사 탈락 등 경제성 부족 등도 거론
  • 등록 2025-01-08 오후 1:20:00

    수정 2025-01-08 오후 7:22:25

[서산=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지방 중소공항의 안전·경제성 문제가 거론되는 가운데 충남 서산에서도 지방공항 설립 논의가 뜨거운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충남에만 공항이 없어 소외받고 있다”는 논리를 펼치는 반면 전문가들은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이데일리DB)
8일 국토교통부, 충남도, 충남 서산시 등에 따르면 충남 서산공항은 서산시 고북·해미면 일원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의 기존 활주로를 활용해 지방공항을 건설한다는 내용으로 추진 중이다. 총사업비 500억여원을 투입해 계류장과 유도로, 진입도로 등을 설치하기로 하고 2023년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지만 같은 해 5월 기재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탈락했다.

이에 충남도는 궁여지책으로 사업비를 500억원 밑으로 줄여 자체 추진하는 방안을 선택해 2028년 개항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 서산 군비행장 민항시설 설치 사업 재기획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다. 재기획 연구용역을 통해 총사업비를 500억원 이하로 조정하면 예타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부지 계획고(높이)를 낮추며 공사비 및 보상비를 절감하고 연약지반 구간 실측을 통해 사업량을 실제적으로 맞춰 사업비를 조정했다. 연간 항공 수요는 45만명으로 예측했다. 충남도는 코로나 이후 국내선 항공사 여객 수가 500% 증가하고 저비용 항공사(LCC)의 국내선 점유율이 지속 상승하는 등 국내 항공시장 여건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시장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서산공항의 경제성은 물론 안전성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거론되는 가운데 서산공항 인근에 국내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서산공군기지에 인근에서 공군 전투기와 조류 충돌이 보고되는 등 이 일대는 항공기와 조류 충돌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지방공항 개항 후 부족한 사업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 인구 감소 상황을 고려하면 출국 수요나 항공 가용인력 면에서 추가 공항 설립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환경단체들도 공항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후위기충남행동은 “서산공항은 수요 부족으로 번번히 무산되어 왔던 사업”이라며 “그럼에도 예산을 줄이는 꼼수를 써가며 서산공항을 재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충남 서산 천수만에 도래하는 야생조류의 종과 개체수가 꾸준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천수만에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관찰된 야생조류는 총 303종에 달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촬영된 흑두루미 군무. (사진=충남 서산시 제공)
반면 이완섭 서산시장은 지난 6일 새해 언론인 간담회에서 “(서산공항과 관련) 이미 안전성은 충분히 확보돼 있다”며 “(서산공항이 건설되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의 경우 평상시에도 조류 퇴치 인력이 20명씩 2교대로 활동하고 있어 타 지역 공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산공항 활주로의 길이는 2743m로, 끝나는 부분에서 300m가 더 있다. 이퀄라이저 역시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다. 모든 시설과 기준에 다 맞춰 조성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안전성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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