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고금리와 대출규제 속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불패’라 여겨지는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계약포기 물량이 속출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연초부터 잔뜩 얼어붙는 모양새다.
| 지난달 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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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8.4로 지난해 12월(88.6) 대비 20.2포인트 크게 떨어졌다. 이는 2023년 1월 59.4를 기록한 이래 2년 만 최저치로, 전월대비 낙폭 역시 21.9포인트 떨어진 2022년 8(69.6)~9월(47.7) 이후 2년 4개월 만 최대치이기도 하다.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이하는 입주여건 악화, 이상은 그 반대를 의미한다. 올해 1월 입주여건은 강도 높은 대출 규제로 인한 매수심리 위축, 경기침체 우려, 계엄 및 탄핵정국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크게 악화했다는 뜻이다.
| (자료=주산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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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18.6포인트(90.6→72.0), 광역시는 24.1포인트(90.2→66.1), 도 지역은 18.0포인트(86.6→68.6)로 모두 대폭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수도권 내 △서울(100.0→88.0·12.0포인트↓) △인천(86.2→64.2·22.0포인트↓) △경기(85.7→63.8·21.9포인트↓) 모두 크게 떨어졌다. 5대 광역시도 △울산(92.8→61.1·31.7포인트↓) △대구(95.6→68.0·27.6포인트↓) △대전(88.2→61.1·27.1포인트↓) △광주(80.0→58.8·21.2포인트↓) △부산(85.0→69.5·15.5포인트↓) 모두 대폭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외에도 도 지역은 △전남(91.6→37.5) △경북(100.0→60.0) △경남(100.0→70.5) △세종(100.0→78.5) △ 전북(90.9→71.4) △강원(87.5→69.2) 순으로 입주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12월 전국 입주율은 69.7%로, 11월 대비 0.7%포인트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82.3%에서 79.9%, 5대 광역시는 69.6%에서 67.8%로 각각 2.4%포인트, 1.8%포인트 소폭 하락했지만 도 지역(63.6%→67.2%)에서 3.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 내 서울(82.5%→81.4%), 인천·경기(82.3%→79.1%)의 입주율이 소폭 하락했다. 인기지역인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계약포기물량이 속출하는가 하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준공 후 미분양주택’ 수가 11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요소가 심화되며 입주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입주 원인은 잔금대출 미확보(34.0%), 기존주택매각 지연(32.1%), 세입자 미확보(17.0%), 분양권 매도(9.4%) 지연 순으로 조사됐다.
주산연은 “강력한 대출 규제와 경기침체 우려, 정치적 불안정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상당한 거래량 감소가 예상된다”며 “탄핵 정국이 마무리 되기까지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주택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시의적절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