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SK온, 새 리더십으로 위기 넘는다(종합)

박정호 부회장 퇴진…곽노정 단독 대표체제
"HBM, 절호 기회" AI 인프라 조직신설
SK온 신임 사장에 이석희 前 SK하이닉스 사장
"제조업 경험 바탕..적자 고리 끊어내는 임무"
  • 등록 2023-12-07 오후 4:16:27

    수정 2023-12-07 오후 7:23:20

[이데일리 최영지 김응열 박순엽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시장주도권을 굳히기 위해 새로운 HBM 조직을 만들고 낸드 수익개선을 위한 조직을 정비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000660) 부회장의 퇴진으로 곽노정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아 새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다. SK(034730)온에선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신임 사장을 맡으며 회사 출범 이후 첫 흑자 전환을 노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7일 조직개편을 통해 HBM 시장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AI 인프라 조직)과 적자 탈출 등 체질개선이 필요한 낸드 조직(N-S Committee)을 신설했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김주선 GSM(Global Sales & Marketing) 담당이 AI 인프라 조직을 맡는다. AI 인프라 산하에는 지금까지 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Business’가 신설되고 기존 GSM 조직도 편제된다.

AI 인프라 산하에 ‘AI&Next’ 조직을 신설해 차세대 HBM 등 AI 시대 기술 발전에 따라 파생되는 새로운 시장을 발굴, 개척하는 업무도 만들었다. 낸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N(낸드)-S(솔루션) Committee’도 신설한다. 낸드, 솔루션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제품 및 관련 프로젝트의 수익성과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업무를 담당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SK하이닉스에게 HBM은 절호의 기회”라며 “조직 개편을 통해 HBM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에 버금갈 정도의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HBM (초격차) 기회를 잡으면서도 열세에 놓인 낸드 플래시 역량을 보강하는 식의 조직개편”이라고 했다.

박정호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곽노정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석희 전 사장이 주도해 인수한 솔리다임의 실적 부진을 떠안아 경영정상화에 노력했던 박 부회장의 용퇴가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라면 솔리다임을 인수하는게 크게 메리트가 없었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보고되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자료집에 솔리다임 인수가 실패 사례로 보고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석희 SK온 신임 사장. (사진=SK온)
한편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SK온 신임 사장에 선임됐다. 이 신임 사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세가 짙어지는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 출범 이후 이어진 SK온의 적자 고리를 끊어내는 임무를 맡게 됐다.

이 사장은 1990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한 이후 인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거친 뒤 2013년 친정인 SK하이닉스로 돌아왔다.

그는 인텔 재직 시절 ‘인텔 기술상’을 3차례 수상하는 등 풍부한 제조업 경험을 바탕삼아 SK온의 배터리 수율 최적화와 생산성 향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 대표 시절에도 수익성을 중심으로 제품의 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은 만큼 SK온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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