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5만원권은 총 44조4767억원 어치, 8억8953만여장이 발행돼 시중에 뿌려졌다. 이 중 시중에 유통되는 5만원권 비중은 올해 1~5월 66.5%로 집계됐다. 5만원권 유통 비중은 2010년 32.9%에서 2011년 53.3%로 절반을 넘어선 뒤 2012년 60.3%, 2013년 64.2%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올해 1~5월 환수율(환수액/발행액)은 27.7%로 지난해 48.6% 대비 20.9%포인트 급락했다. 시중에 풀인 5만원권 10장 중 7장은 회수가 안됐다는 얘기다. 5만원권 환수율은 2010년 41.4%에서 2011년 59.7%, 2012년 61.7% 등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이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5만원권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온갖 분석이 나온다. 고위 공직자 및 고액 자산가들이 탈세를 위해 금고 속에 숨겨놨다거나, 지하 경제에 숨어들어 불법 도박, 성매매 등의 범죄에 악용되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강원랜드에 입점한 시중은행 지점들의 5만원권 거래 규모가 가장 많다는 사실은 이마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졌고, 이에 따라 현금보유성향이 강해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바 있다. 그러나 국민들을 납득시키기엔 명확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인들이 필요할 때 5만원권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데, 풀린 양을 보면 결국 어딘가에 정체돼 있다는 얘기”라며 “노출을 피하고자 탈세 또는 지하경제 등과 관련해 숨어들었을 것으로 추론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