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실적발표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최근 217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정작 기대감을 불어넣어 준 삼성전자는 급락세다.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반영해 목표가를 줄 상향했던 증권사들도 머쓱해졌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최근 맥을 못 추는 가장 큰 이유는 신제품인 갤럭시S6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뜨뜻미지근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갤럭시S6와 S6엣지를 전 세계 20개국에서 동시에 출시했다. 이에 앞서 3월1일 스페인에서 삼성 모바일제품 공개행사(언팩)를 열고 처음 공개했을 때 반응이 뜨거웠던 만큼 기대도 컸다. 연간 판매량이 7000만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2일까지 집계된 갤럭시S6의 실제 판매량은 20만대 수준으로 예약판매량인 30만대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S6엣지는 특이한 디자인으로 인해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지만, 3D 커브드 스크린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수율 문제로 공급을 크게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S6의 연 판매량을 5000만대 내외로 봤는데 5000만대는 달성 가능해도 그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 때문에 투자심리도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실적에 환호했던 분위기와 달리 신중론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제품 출하 모멘텀이 둔화되는 4월 이후에는 글로벌 IT 수요 부진,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실적둔화 요인들이 부각될 것”이라며 “IT 수요 개선 조짐이 보이기 전까지 주가는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