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독주 막는다…차세대 AI반도체 개발에 K드림팀 뜬다[미래기술25]

GPU 이어 NPU·FPGA 등 AI반도체 개발 한창
韓 팹리스들, NPU 설계로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
궁극적 목표는 뉴로모픽 반도체,,산학연 연구진행
대기업·스타트업간 클라우드·반도체 윈윈 전략도
  • 등록 2023-07-18 오후 6:42:48

    수정 2023-07-18 오후 7:38:15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엔비디아의 AI용 GPU 시장 점유율은 현재 기준 90%에 육박합니다. 다만 엔비디아의 독점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GPU가 AI반도체가 아닌 만큼 AI 연산시 비용이나 전력소모 등 비효율적인 부분이 지적되고 있어서입니다. 다시 말해 연산장치와 D램 사이 병목현상과 과부하 등 성능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 나은 성능을 구현할 제품 개발에 우리나라 기업의 역할에 기대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리벨리온의 아톰이 적용된 KT클라우드의 클라우드 기반 NPU(신경망처리장치) 인프라 서비스. (사진=KT)
엔비디아 독점 막는다…NPU·FPGA에 뉴로모픽반도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2020년 ‘인공지능 프로세서 기술 동향’ 발표를 통해 “다양한 응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된 구조를 가지는 GPU는 AI 알고리즘 처리에 필요하지 않은 블록이나 데이터 패스를 포함하고 있다”며 “성능개선의 여지가 있고 전력 면에서도 불필요한 소모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고속 데이터 전송 구조 설계를 바탕으로 AI전용 반도체가 구현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엔비디아를 넘기 위해 많은 팹리스들은 신경망처리장치라고 불리는 NPU와 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 등 AI 전용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먼저 NPU는 병렬 연산을 통해 연산 속도와 효율을 높여 AI 딥러닝에 특화한 차세대 반도체로 정의됩니다. 특히 AI 추론 기능의 경우 사용자 요청에 따라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응답속도가 중요한데 NPU 성능이 GPU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구글, 퀄컴, AMD,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GPU가 아닌 NPU를 자체 설계함으로써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우리나라 팹리스들이 NPU 개발에 강세를 보이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국내 팹리스 중 하나인 ‘퓨리오사AI’는 워보이를 개발해 상용화를 진행 중입니다. 또 다른 팹리스인 ‘리벨리온’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인 아톰을 개발했으며 이 성능을 개선해 초거대 AI에 최적화한 아톰 플러스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이 제품들은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것으로 알려진 AI 반도체 기술력 검증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에서 엔비디아, 퀄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제품을 압도하는 언어모델 성능도 선보였습니다.

FPGA도 각광받는 AI반도체입니다.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와 달리 회로를 재설계하는 식의 반도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AI 알고리즘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AI 반도체로, GPU 대안으로 떠오르며 로봇 등에 탑재되고 있습니다. AMD는 생성형 AI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FPGA 전문 반도체제조업체인 자일링스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기존 반도체 구조가 아닌 인간의 뇌(뉴런-시냅스 구조)를 모방해 연산처리, 저장, 통신 기능을 융합한 가장 진화된 형태의 반도체 기술인 뉴로모픽 반도체가 AI반도체 개발의 궁극적인 비전으로 꼽힙니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사람의 뇌 신경망에서 영감을 받거나 또는 직접 모방하려는 반도체로, 모든 칩을 병렬로 연결해 인지, 추론 등 뇌의 고차원 기능까지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진=SK하이닉스)
K드림팀 떴다…기업간 협업·정부 주도 프로젝트 진행

AI 분야에서 우월한 기술력과 우수한 인재풀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협업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IT 기업 네이버의 협업이 그중 하나입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협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목표는 초거대 AI 시스템에서 메모리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반도체 솔루션을 마련하는 것인데요. 네이버는 삼성전자 AI반도체 제품, 기술을 토대로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를 운용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에 최적화한 AI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LG그룹의 AI연구 허브인 LG AI 연구원은 퓨리오사AI와 차세대 AI 반도체, 생성형 AI 공동 연구 및 사업화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양사가 LG의 초거대 AI인 엑사원을 기반으로 한 AI 상용기술 구동을 위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나선 겁니다. 퓨리오사AI가 개발하고 있는 2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를 양산하게 되는 것이죠.

정부도 NPU 등 국산 AI반도체 상용화를 위해 손을 걷어붙였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 발표를 통해 2026년까지 총 1조200억원을 투입해 NPU와 PIM 반도체 개발을 돕겠다고 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NPU 기술력 확보를 위해 2024년까지 시제품을 완성시키고 2025년부터 후속 사업에 이들 응용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달에는 산학연과 함께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함으로써 국내 클라우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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