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효성그룹이 지난 1일 2개 지주회사로 인적분할을 완료하고 독립경영을 본격화한 가운데 올 하반기 조현준·현상 형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한층 명확해졌다.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효성은 효성화학의 재무구조 개선을,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은 포트폴리와 확장 등 몸집 키우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 기존 지주사 ㈜효성과 신설 지주사 HS효성은 전날(29일)부터 각각 주식시장에 변경상장과 재상장을 완료했다. 앞으로는 두 형제의 경영 성과와 미래 비전이 주식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 26일 분할 전 마지막으로 발표된 통합 실적을 보면 현재 상황은 두 형제에게 모두 우호적인 편이다. ㈜효성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2.5% 증가한 4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제조업체 효성티앤에스가 유럽과 인도네시아 판매 확대에 힘입어 2배 넘는 이익(321억원)을 거뒀고, 스판덱스 업체 효성티앤씨 역시 성수기 효과로 전년 대비 31.2% 증가한 846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효성화학의 부진은 지속하고 있다. 올해까지 3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효성화학은 2분기에도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은 큰 수준이다. 특히 홍해 사태로 해상운임이 상승해 하반기 물류비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1조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는 특수가스 사업 매각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조현상 부회장의 HS효성의 주력 회사 효성첨단소재는 올 들어 완연한 실적 회복세를 기록 중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타이어 보강재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진 덕분이다.
효성첨단소재에 사업포트폴리오가 집중된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효성첨단소재의 현재 실적은 양호한 편이지만, 업황이 나빠지거나 대외 변수가 생길 경우 지주사 전체가 흔들릴 위험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계열분리에 발맞춰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키우기 및 신사업 진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HS효성이 벌이고 있는 첨단소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분야를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효성그룹 조현준(왼쪽)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사진제공=효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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