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액화석유가스(LPG)업체인 E1이 평택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인수하며 LNG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국내 LPG 업체들이 잇따라 LNG와 수소 등 신사업에 뛰어들며 사업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등 에너지업계의 생존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E1의 종속회사 이원평택에너지는 하나증권으로부터 평택에너지서비스 지분 100%를 577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위해 E1은 이원평택에너지가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92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 3월 E1은 칼리스타캐피탈·메리츠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며,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인수로 E1은 LNG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E1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발전·집단에너지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정관 변경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동안 LPG 시장에 주력했던 업체들이 LNG 등 새로운 시장을 넘보기 시작한 것은 LPG 사업만으로 성장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LPG 공급가의 경우 7개월 연속 동결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LPG 가격과 운송비가 상승했지만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어 LPG 수요는 계속 줄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LPG 소비량은 1055만2000t으로 전년도 1116만1000t 대비 5.5% 감소하며 2022년(1118만4000t)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이는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SK가스의 경우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세전이익은 350억원으로 전년대비 82.7% 줄었다. E1 역시 1분기 세전이익이 208억원으로 86.7% 급감했다.
반면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등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LNG의 경우 친환경 에너지로 넘어가기 전 과도기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1 역시 최종 목표는 수소·암모니아 사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 E1은 지난해 캐나다 앨버타주의 가스전에서 이산화탄소 지하 매립 처리(CCS)를 통해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에 투자했다. 생산된 청정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변환해 2028년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예상 공급 규모는 100만t으로, 이를 평택 LNG 발전소에서의 혼소 발전 등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 울산GPS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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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역시 올해를 신사업 원년으로 삼고, 최근 LPG·LNG 복합발전소인 ‘울산 GPS’ 시운전에 돌입했다. SK가스는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세계최초 GW급 LNG·LPG 겸용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했다. SK가스는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울산 북항에 건립 중인 LNG터미널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를 통해 LNG 벙커링 사업도 추진 중이다. 현재 이곳에는 LNG탱크 총 3기가 건설 중이며 향후 KET 배후 부지에 위치한 수소복합단지CEC(Clean Energy Complex)내 탱크까지 포함하면 총 6기, 약 720만 톤 규모의 LNG 저장 탱크를 갖추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LPG 업체의 경우 LPG 사업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은 편”이라며 “수익원 다각화 측면이나 친환경 에너지 수요 확대 관점에서 LNG 사업 진출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