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OLED TV 55형(모델명 KQ55SC95A)과 65형(모델명 KQ65SC95A)의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 적합등록을 마쳤다. 보통 적합성 평가를 받은 제품은 가격, 유통 조율을 남겨둔 출시임박 제품으로 간주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1분기 내에 QD(퀀텀닷)-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QD-OLED TV 77형 제품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이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그간 선보인 OLED TV 라인업 중 가장 크다. 삼성전자가 초대형 제품까지 내놓는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는 만큼 OLED TV에 본격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013년 처음 55형 OLED TV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OLED TV의 번인 현상(화면을 오래 켜 둘 경우 잔상이 남는 현상)이 문제가 돼 시장에서 발을 뺐다. 작년에 55형과 65형 OLED TV로 시장에 조심스레 복귀했으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적극적인 분위기는 딱히 없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OLED TV 시장에 전면 등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은 비교적 수요가 유지되는 만큼 프리미엄 라인으로 OLED TV를 앞세워 수익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전년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치지만 그중 OLED TV 출하량은 9% 늘어나며 비교적 견조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
LG전자 역시 CES 2023에서 OLED 10년의 기술을 집약한 ‘LG 시그니처 올레드M’을 공개했다. 세계 최대 크기인 97형의 무선 OLED TV로, LG전자는 이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1위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1위 자리를 지키려는 LG전자와, 시장 확대를 노리는 삼성전자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 vs LG…소프트웨어로 전선 넓혀
두 업체간 벌어지는 TV 전쟁은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로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TV 콘텐츠 강화에 힘을 싣는 분위기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TV 플러스’와 ‘게이밍 허브’ 등을 주력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 TV 플러스는 영화나 드라마, 예능, 스포츠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타이젠 기반의 스마트 TV를 인터넷에 연결해 이용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무료 콘텐츠에 광고를 붙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올해는 파트너 협업을 확대해, 제공하는 VOD를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북미 서비스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은 “TV는 최소 7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이다 보니 한 번 판매하면 신규 매출을 낼 기회가 적은 편”이라며 “TV를 단순히 많이 판매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TV에 얹어 서비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전자는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인 웹OS를 앞세워 콘텐츠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LG전자는 광고 기반의 무료 방송 서비스인 LG채널을 비롯해 LG 피트니스, LG 아트랩 등 다양한 자체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라마운트와 협력 방침을 발표했는데 파라마운트의 프리미엄 콘텐츠를 무료로 보여주는 대신 광고를 함께 제공해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해 출시되는 LG 스마트 TV 신제품의 전원을 켤 때 방송화면이 아니라 웹OS 홈 화면을 먼저 노출시키기로 했다. OTT, 게임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홈 화면에 띄워 웹OS와 앱 이용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웹OS를 다른 TV 제조사에도 판매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우리 회사에서 가장 큰 전환을 하는 곳은 TV 사업”이라며 “TV 플랫폼, 광고, 콘텐츠에서 굉장한 성장동력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에는 소비자들이 더 크고 더 화질이 좋은 TV를 찾는 것에 집중했다면 요즘은 고품질은 기본이고 TV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는 이용자가 늘었다”며 “이 같은 수요를 공략하면서 하드웨어 판매 외에 광고수익, 앱 탑재 수수료 등 지속적인 매출 창출을 위해 TV 제조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