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우크라이군의 폭격에 사망한 북한군의 품에서 러시아군의 물건을 훔치고 이를 반성한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 이 병사의 이름은 정경홍으로, 최근 우크라이나는 그의 수첩에서 발견된 드론 대응법이나 생일축하 편지 등 내용을 연달아 공개하고 있다.
| 북한 병사 '정경홍'의 메모. (사진=SOF 텔레그램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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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은 공식 텔레그램에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된 북한군 ‘정경홍’이 생전 지니고 있던 수첩의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에는 정경홍이 러시아에 파견된 후 러시아군의 물품을 훔친 사실을 고백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경홍은 ‘월 생활 총화’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로부터 조국의 명예를 지키고 북한 특수부대의 용맹함을 보여주라는 명령을 받았음에도 러시아 군인들의 물건을 훔쳤다는 내용을 고백했다.
정경홍의 메모에는 “남이 보지 않는 사이 로씨아의 물품에 환각에 저도 모르게 주머니에 넣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이렇게 나타난 현상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의 말씀을 가슴깊이 새기지 못한 데 있으며 남의 나라의 물품에 환각한데 있다”고 적혀 있다.
이어 “나의 결함으로 하여 대의적 관계를 훼손 시킨데 있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을 이제부터 정신을 차리고 로씨아의 물품에 절대 손대지 말며 앞으로 영웅적으로 진일보하여 날아드는 적들을 모조리 소탕해 버리고야 말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SOF는 앞서 지난달 말부터 세 차례에 걸쳐 정경홍의 신분증과 시신 사진, 일기, 수첩 내용 등을 공개하며 이 병사가 과거 북한에서 범죄를 저질러 러시아로 파병됐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SOF는 최근 북한군 13명을 추가 사살했다고 밝히며 사망한 북한군에게서 ‘노동당 입당청원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러시아 전장에 병사들을 파견하기 전에 노동당 입당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