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직원이 근무지 이탈해 대출중개까지…내부통제 구멍난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고위직이 부동산PF 대출에 개입
근무시간 중 업무 관련성 없는 사적 대출 중개 행위
“신보가 소개한 업체, S증권·글로벌 IB 자금 조달 명목으로 15억 요구”
뒤늦게 상황 인지한 신보 감사실, 조사 돌입
  • 등록 2024-12-16 오후 5:27:26

    수정 2024-12-16 오후 5:27:26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신용보증기금 고위 현직자가 근무시간 중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사적 대출 중개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뒤늦게 사태를 인지한 신용보증기금이 내부 감사에 들어갔으나 직원 감찰 및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신용보증기금은 내부통제 규정 위반 등의 혐의로 A본부장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A씨는 근무시간 중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사인간 대출 중개 거래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 조달을 원하는 개인 사업장 대표에게 컨설팅 회사 B업체를 소개시켜주고, 계약 체결을 독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소개한 해당 컨설팅 업체는 대출 수요자에게 “큰손들을 연결해줄 수 있다”며 여의도 소재 S증권 및 다수의 증권사PF 본부, 글로벌 투자은행(IB) 등과의 관계를 거론, 대출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15억원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대출 수요자측의 불신으로 대출 컨설팅 계약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자 직접 개입, 해당 회사 재무 책임자 및 대표 등에게 계약 내용을 설명하고 계약 서류를 전달하는 등 적극적인 개입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확인 결과 A씨는 현재 신용보증기금 직무상 대출 중개나 보증, 상담 등을 진행할 일체의 업무적 근거가 없는 신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A씨는 지역 본부장을 맡아오다 최근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면서 보직을 내려놓은 상태다. A씨가 대출 중개 계약을 돕기 위해 방문했던 지역 역시 그의 통상적인 근무지에서 최소 240km 이상 떨어진 곳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견 A씨의 행위만 보면 마치 대출 거래를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하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국민 세금과 기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직원 감찰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A씨는 사적 친분관계가 있는 인사들의 금융 편의를 봐주기 위한 중개행위였고, 사익을 취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A씨는 이데일리에 “근무시간에 간 점은 인정하지만 좋은 취지로 단순히 대출 편의를 봐주기 위해 금융 컨설팅 업체를 연결해주고 계약 조건에 대해 설명해주러 함께 갔을 뿐, 그 거래에서 사익을 얻는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신용보증기금 측은 “신용보증기금은 사인간 대출 거래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A씨에 대한 감사 건은)내부 검토 중인 사안은 개인정보와 관련이 있어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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