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티메프 사태, '새 주인' 찾는 11번가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이커머스 불안감에 오아시스 인수도 불투명
몸값 높여 상장해야 하는데…엑시트 가능성 낮아
11번가, 티메프 사태로 이용자수↑…''반사이익''
매각 장기화에 기업가치 악화 우려 빗나가나
  • 등록 2024-08-08 오후 5:18:47

    수정 2024-08-08 오후 5:18:47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11번가 경영권 매각이 진행되는 가운데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금 미정산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견이 분분하다. 인수 희망자로 나선 오아시스의 상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각 협상은 장기화하고 있지만 11번가는 반사이익을 누리는 등 사업성 개선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11번가 인수합병(M&A)을 두고 매수·매도 측 모두 티메프 사태의 흐름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지난달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 의사를 나타냈지만, 협상에는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사진=11번가)
11번가의 매각을 주도하는 나일홀딩스컨소시엄(국민연금·H&Q코리아파트너스·MG새마을금고)는 올해 초부터 씨티증권글로벌과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했지만, 인수희망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오아시스가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보유한 현금이 부족해 지분 맞교환 형태를 제의하면서 매각 측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아시스의 지분을 보유하게 될 투자자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현 상황으로는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자본시장에서 오아시스가 현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높여 상장을 재추진할 가능성을 낮게 판단한 셈이다. 앞서 오아시스는 지난해 초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철회를 결정했다. 당시에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희망 기업가치의 절반에 그쳤던바 있다.

업계 전반에서는 이번 오아시스 인수가 최종 불발되면 11번가는 원매자를 찾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 신세계, CJ, 롯데 등 국내 대기업과 큐텐그룹, 알리바바 등과 접촉했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협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편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시장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11번가는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이 장기화할수록 11번가의 재무 상태가 악화해 기업가치가 더욱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도 대두됐다.

지난 5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11번가 이용자 수는 733만965명으로 전보다 2.9% 늘었다. 같은 기간 티몬과 위메프 이용자 수가 각각 0.6%, 7.7% 빠진 것과 대비된다. 11번가와 함께 G마켓 이용자 수도 4.7% 증가한 520만3992명으로 나타났다. 티메프 사태 여파로 해당 플랫폼 이용자를 11번가와 G마켓이 흡수하는 흐름이다.

이번 사태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면 최근 진행한 구조조정 등 수익성 개선 방안에 힘입어 흑자전환 가능성도 있다. 2019년 2조원을 웃돌던 11번가의 기업가치는 최근 5000억원대로 떨어졌지만 반등의 여지가 남은 셈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에 대한 투자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이 거둬질 때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기업마다 흑자전환에 집중하고 있지만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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