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최오현 기자] 외환은행 등 국내 기업을 헐값에 사들였다가 되팔아 수조원의 차익을 거두고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나라 정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세금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승소했다.
|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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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민사14-1부(부장판사 남양우 홍성욱 채동수)는 5일 론스타펀드 등 9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론스타와 정부 양측이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론스타가 서울시와 강남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항소심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와 서울시가 론스타에게 부당하게 부과한 세금 1682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선고한 1심 판결이 유지됐다. 2심 재판부는 “항소 비용은 각자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6월 “론스타에 1680억여원을 지급하라”며 론스타 등이 청구한 원금을 전부 인용했다. 다만 론스타가 주장한 수천억원대 규모의 지연이자에 대해서는 일부만 인정됐다. 론스타 측은 반환 청구 세액에 지연이자를 더해 총 3000억원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었다.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2007년 매각하면서 4조600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론스타의 경우 ‘한국-벨기에 조세조약’이 적용돼 국내 기업보다는 적은 세금을 냈다. 이로 인해 당시 이른바 ‘먹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거쳐 론스타가 실질적으로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다고 보고 론스타를 비롯한 상위투자자 9명에게 8000여억원의 소득세와 법인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론스타 측은 과세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2017년 대법원은 론스타 등 9명을 국내 고정사업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외국법인으로 보고 법인세 부과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론스타 등에 부과한 약 1700억원의 법인세 처분이 취소됐다.
론스타는 대법원 결정으로 취소된 법인세 중 1530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2017년 12월 정부를 상대로 부당이득금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2018년 1월에는 서울시와 강남구를 상대로 152억원 상당의 취소된 지방소득세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와 서울시 측은 과세처분이 취소됐더라도 원천징수된 세금은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